◎“「위기」가 범여 결속의 찬스로/개혁접목땐 전화위복 계기”노태우대통령의 「9·18단안」으로 급격한 혼돈에 빠져들던 민자당이 국면의 진정을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김영삼총재를 비롯한 당지도부가 이번 파문의 조기수습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흔적이 곳곳에서 감지되면서 「탈당 충격」은 비교적 빠른 속도로 흡수돼 가는 양상이다.
「9·18단안」에 따른 정치적 손익계산은 일단 차치해 두고라도 당내이탈을 우선 막아 보자는 것이 지도부의 공통된 인식이기 때문이다.
전날 당무회의 석상에서의 격론은 당이 처한 현주소를 함축하고 있지만 이는 당내 혼돈상황의 조속한 극복을 채근하는 역설적 동기를 아울러 제공했다고 지도부는 보고있다.
이에따라 김 총재와 김종필대표 등은 결속작업을 위해 팔을 걷어 붙였으며 그결과 탈당파문의 조기수습에 대한 자신감을 얻고있는 것 같다.
○…김 총재는 지난 20일 박철언의원을 직접 만난데 이어 21일에는 박태준최고위원과 회동,파문수습을 위한 협조를 당부하는 등 동요의 확산을 차단키 위한 부산한 행보를 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김 대표를 위시해 김윤환 전 총장과 최형우 김덕용의원 등도 이른바 「동요인사」들을 진무하기 위해 전면에 나서는 등 김 총재의 진정책은 가히 총력적으로 전개되고 있는듯하다.
22일 김 대표가 마련한 당 증진 오찬모임에서도 20여명이 참석,외견상이나마 당내 결속 필요성의 중지를 모아가고 있다.
더욱이 향후거취와 관련,주목을 받고있는 박 최고위원은 이날 「평상당무」를 강조하며 오히려 자신이 「동요인사」로 지목받고 있는 점을 긍정하지 않는 등 스스로 「흔들리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박 최고위원은 특히 『논리정연하게 정리해 얘기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결코 자신의 역할은 「일탈행동」이 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김 총재측은 다만 노 대통령의 「당내 측근 4인방」인 노재봉 이춘구 안무혁 김종일의원 등이 「9·18단안」을 내리는데 있어 직간섭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이들의 향후 행동거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재는 조직동요를 불러온 「9·18단안」이 당장 정치적 손실로 치부되는 경향을 굳이 부인하진 않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시종 당황하는 빛이 아니며 급변한 정치적 환경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는 특유의 전의를 다지고 있다는 것이 주변의 설명이다.
설사 중립내각 구성안이 김 총재에게 조직·자금면의 손실을 가져올진 몰라도 적어도 국민에게 어필하는 명분상의 실익은 충분히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인 것 같다.
특히 「제2의 창당」을 다짐하며 당내 민주화를 앞장서 향도하겠다는 김 총재의 언급은 자신의 정치스타일에 비판적인 당내 소외그룹에 대해 자성의 일단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되고 있어 그의 향후행보가 한층 주목되고 있다. 예컨대 김 총재의 향후 당운영 방식은 「나를 따르라」는 식에서 「같이 갑시다」는 식으로 바뀔 것이고 당내의견을 겸허히 수용,중지를 모아가는 형태로 전환될 것이란 얘기다.
「집권 프리미엄」의 상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현실이지만 이를 「위기」라고 결코 생각지 않으며 오히려 자신의 개혁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접목시킬 경우 실보다는 득이 많을 것이란 판단을 김 총재는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김 총재측은 대통령의 탈당이 그동안 소극적 자세를 보여온 여권그룹에 위기감을 조성,결과적으로 분발과 범여결속의 각성을 촉발하는 계기를 제공해 줄 수 있음을 대선전략의 긍정적 요인으로 여기고 있다.
김 총재 측근들은 노 대통령의 「9·18」발표이후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오히려 김 총재의 지지도가 높아졌다고 주장,낙관적 전망으로 새삼 무장하는 등 위축된 분위기를 벗어나고 있다.
따라서 김 총재는 이달중 대선기구 발족과 당직개편을 단행,당내 제세력으로 하여금 분위기 일신의 계기를 잡게함으로서 자연스럽게 대선가도의 동참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김 총재로서는 「탈당파문」이 어느정도 진정되는 시점에서 기자회견 등을 통해 「9·18단안」에 따른 자신의 입장과 쇄신책을 대국민 메시지 형태로 밝힐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3당 수뇌회담 및 개별회담을 진행시키며 정국정상화라는 지난한 과제의 해결을 위한 정치력을 발휘,이번 정기국회를 정치적 시험대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을 구체화 시킬것 같다.<정진석기자>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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