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없어진 여야… 주도권 각축/「탈당정국」… 숨가쁜 3당 움직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없어진 여야… 주도권 각축/「탈당정국」… 숨가쁜 3당 움직임

입력
1992.09.22 00:00
0 0

◎단합호소 총력… 책임론 부상/민자/기대감… 호재활용 한목소리/민주/이해득실 저울질… “반YS세 흡수”/국민민자 민주 국민 등 각 정당은 21일 여야가 없어진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가져올 정치권의 지각변동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민자당은 이날 상오 당무회의를 열고 노태우대통령의 탈당배경과 향후 정국대처 방안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이는 등 「충격흡수」에 안감힘을 다했다.

이날 당무회의는 김영삼총재가 인사말만 마치고 퇴장한뒤 김종필대표의 사회로 1시간50분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는데 「무당적 대통령 시대」에 대한 우려와 당내 단합호소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당지도부 자성론 및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 총재는 인사말에서 『노 대통령이 당적을 떠나기로 한것은 살신성인의 결단으로 6·29선언이상의 역사적 의미를 갖고있다』면서 『제2창당의 각오로 개인보다는 대의에 따라 단호히 행동해야 한다』고 당내 단합부터 역설했다.

김 총재는 또 『노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것만이 나라를 살리고 우리도 사는 길』이라면서 『이번 대선에서는 명실상부한 공명선거를 통해 당당히 승리하겠다』고 자신의 공명선거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김 총재는 일부 측근 및 사조직의 「경솔한」 언동에 대한 당안팎의 비난을 의식한듯 『앞으로는 당의 공식기구를 철저히 가동하고 하의상달의 당내 민주화를 활성화 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계속된 자유토론에서는 김 대표를 비롯,정재철 최운지 박명근 박정수의원과 남재희·김수한 당무위원 등 대부분의 발언자들이 변화된 상황에 적응,신속한 대선전열 구축과 단합의 필요성을 시종 역설한 반면 이춘구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노 대통령의 탈당결정 과정에서 나타난 당지도부의 처신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또 향후 거취와 관련,관심을 끌고 있는 이한동 박철언 김용환의원 등 비주류 중진들은 김 대표의 거듭된 발언유도에도 불구하고 함구로 일관했다.

이춘구의원은 『중립내각은 김 총재가 먼저 주장한 것이므로 이를 받아들여 노 대통령이 탈당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이번 노 대통령 탈당의 근인이 당쪽에 있음을 부각한 뒤 『그런데도 소속의원들에게는 한마디 사전상의없이 무턱대고 단합을 요구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은근히 당지도부를 겨냥했다.

또 정석모의원은 『중립내각은 여당의 집권능력이 없어지거나 국민신뢰를 상실했을때 구성하는 것』이라고 전제,『대통령이 탈당하는 부끄러운 상황을 만드는데 대해 전 당무위원은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유성식기자>

○…민주당은 김대중대표의 기자회견을 고비로 「9·18선언」에 대한 의혹을 완전히 떨치고 「무조건 국회 정상화」 선언 등을 통해 새로운 정국상황을 주도하겠다는 의욕을 과시했다.

김 대표는 이날 상오의 기자회견에서 『노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전례없이 용기있고 성실한 결단』이라고 평가하면서 『산적한 국사의 긴급함에 비추어 오늘 국회를 정상화 하겠다』는 선언으로 호응태세를 분명히 했다.

이날 상오의 의원총회에서도 발언자들은 약속이나 한듯 한동안 거론됐던 「음모」 「술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채 선거관리 내각구성에 임하는 당의 태도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장기욱의원은 『이번 기회에 선거관리 내각 문제일뿐만 아니라 공영방송체제 확립,선관위의 진정한 중립성 보장,의혹사건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제 도입 등 총체적 민주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석현의원은 『「장선거 연내실시」 주장도 신축적으로 변화시켜 「새내각의 의견을 들어 시기를 결정한다」는 식으로 주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민들의 안정희구 정서를 감안,국민들이 믿고 기댈 수 있도록 성숙된 모습을 보이자』(김원웅의원) 『모든 것을 국회를 중심으로 풀어간다는 원칙하에 대선승리를 위해 가능한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자』(이기택대표)는 다짐들로 무성해 희망에 부푼 모습을 숨김없이 보여주었다.

민주당은 이날의 「무조건 국회정상화」 선언으로 그동안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장선거 연내실시 주장을 철회한 셈이라는 점을 굳이 감추려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조·광역단체장 선거 동시실시를 거듭 주장하고 나선 것은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55%이상의 응답자가 여전히 「장선거 연내실시」에 동의하는 등 여론의 받침이 있는데다 민주화의 완성,지역의 균형발전 등을 위해 그 효용성이 희석되지 않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지자제 주장은 대여공세라기 보다는 「진정으로 민주화를 완성한 대통령으로 남기위해 필요한 조치」임을 노 대통령에 「권고」하는 차원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여도 야도 없는 상황」에 고무돼 여기저기서 민자당의 내부동요를 강건너 불보기 식의 얘기로 주고받으면서 망외의 호재를 반기는 모습일색이다.<황영식기자>

○…국민당은 노 대통령의 「9·18조치」가 가져올 여권내 세력재편과 이에 따른 대선구도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다각적인 분석을 하며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국민당은 노 대통령의 탈당으로 민자당의 위상에 결정적인 변화가 왔을 뿐더라 민정계 이탈 등 김영삼후보 체제의 동요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뜻밖의 「호재」를 활용하기 위해 빔하는 모습이다.

이에따라 국민당은 21일 상오 주요 당직자 회의를 열고 이번 조치의 각 정파간 이해득실을 저울질하는 한편 향후 취해야할 행보에 대해 집중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당직자들은 노 대통령의 선언이 정부와 민자당의 실질적 분리로 가사화되어야한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이번 조치의 여권내 권력갈등적 측면을 최대한 활용하려는듯한 인상을 주었다.

이와관련 당직자들은 『대통령과 민자당이 아무관계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두어야 한다』 『민자당은 제1당에 불과하며 결코 여당이 아니다』 『앞으로의 4자 회담은 노 대통령 탈당이 갖는 정치적 의미를 확인하고 구체화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집중적으로 폈다.

이에따라 국민당은 앞으로 노 대통령의 입지강화를 뒷받침함으로써 김 민자 총재에 간접공세를 가하는 「차별화」 정책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당은 또 국회가 정상화됨에 따라 국정감사 및 예산심의의 정상적 운영,각종 의혹사건에 대한 국회의 철저한 조사,이를 위한 대선의 내년 1월 연기 등을 적극 주장함으로써 민자당을 압박해 간다는 전략이다.

한편 국민당은 민자당내 민정계 일부 등 김영삼후보 체제에 반대입장을 취해온 세력들의 탈당움직임을 주시하며 이들과의 연대·흡수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민당은 민자당내 민정계 대해서는 김정남 원내총무와 정몽준의원,공화계에 대해서는 김효영 사무총장 등을 내세워 이들과의 접촉을 시도하는 등 「연고지별」 세확산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민당은 박철언의원 등 비중있는 인사들에 대해선 정 대표가 직접나서 「규합」 작업을 펼것으로 전해졌다.<정광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