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입력
1992.09.22 00:00
0 0

앨빈 토플러가 말하는 「제3의 물결」이란 정보화 사회 또는 정보화 시대를 뜻한다. 농업에서 산업화로 산업혁명이 이뤄졌듯이 바야흐로 정보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농업과 산업분야뿐 아니라 일반생활에까지 정보 의존도는 높아간다. 정보화하면 대뜸 컴퓨터를 떠올린다. 이것이 정보혁명의 주역인것만은 틀림없다. ◆그렇다고 컴퓨터만 두드린다고 정보화가 성취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여러 측면에서의 지원이 있어야 하고 종합기능이 따라야 한다. 그중에서 필수적인 것의 하나가 책이다. 책을 통해 정보가 축적·집약되며 또 이것을 거쳐 다양한 교류가 가능하다. 책이 없는 컴퓨터는 뿌리없는 나무의 가지와 같다고 생각해도 된다. ◆정보화를 떠들어 대는 우리네 실상은 어떠한가. 한마디로 빈혈 증상이다. 책을 만드는 출판사,이것을 파는 대형서점이 많이 늘어났다. 독서량과 독서인구의 증가도 그런대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공공도서관이 개발 속도에 비해 더딘대로 하나하나 새로 세워진다. 시설도 전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어쩐지 속빈강정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자꾸 고개를 든다. ◆백화점이나 상가엔 상품이 가득해야 풍요롭고 사려는 충동이 솔솔 생긴다. 도서관도 마찬가지다. 우선 책이 많아야 발길을 끌어당길 수 있다. 도서관은 공부방이 아니다. 가장 확실한 정보의 공급처임을 아직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문화부는 내년을 「책의 해」로 정했다. 그런데 예산당국은 이것을 비웃기라도 하듯,내년 예산안에서 공공도서관의 책 구입비를 한푼도 반영하지 않았다. 문화부가 요구한 액수는 고작 15억원 정도이다. ◆벼룩의 간 마저 긁어낸 셈인가. 그나마 도서관의 장서량은 내놓고 말하기 민망한 형편이다. 15억원이 적다고 분통을 터뜨려도 시원찮은 마당에 전액 삭감이라니 기가 막힌다. 정보화 시대가 무색할 따름이다. 책없는 도서관에서 책의 문화가 태어날 까닭이 없다. 국회심의중에 어느 한의원이 거론이라도 할지 지켜보련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