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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재무의 말/이백만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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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재무의 말/이백만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2.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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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만 재무장관과 조순 한은 총재의 「말」에 경제계와 금융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금리인하의 낌새를 알기 위해서다. 대통령이 지시를 했는데다 당에서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고 경제여건도 금리인하쪽으로 기울고 있어 무언가 진행되고 있을 법한데 금융 당국의 태도는 영 딴판이다.이 장관 조 총재 모두 미리 입을 맞춰 놓기라도 한듯 『공금리의 인위적 인하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논리 또한 정연하다. 화폐금융론의 관련부분을 주기도문 외듯 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자들의 이런 태도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사람은 별로 없다. 오히려 이 장관은 조 총재 등이 「합법적인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나 의심하고 있다. 사실 거짓말을 하고 있을 개연성이 충분하다.

정부 당국자들이 국민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될 부도덕한 일이다. 그러나 아무리 거짓말을 해도 괜찮은,어떤 면에서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안될 사항이 있다. 금리조정과 환율조정 등이 바로 그것이다. 정부 당국자들은 이 문제에 관한한 공식발표 직전까지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해댄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파급효과가 직접적이고 광범위할 뿐 아니라 이해관계자가 엄청나게 많기 때문이다. 이 장관과 조 총재의 속마음을 알 길은 없다. 금리를 진짜 안내리겠다는 것인지,아니면 내린다는 내부방침을 세워놓고 공식 발표시기를 기다리느라 합법적인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분명한 것은 이 장관의 정책추진행태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점이다.

조금이라도 논란의 소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내부방침을 정해놓고서도 지루할 정도로 긴공론화 과정을 거친 다음,분위기가 무르익은 단계에서 「단안」을 내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금리자유화,투신사 한은 특융,8·24 증시부양책 등이 대표적이다. 공금리인하도 이런 맥락에서 봐야 오판하지 않을 것 같다. 이 장관은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나 공금리인하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예의 인하불가론을 또다시 강조,묘한 여운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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