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체중 “왜소” 이미지도 불리【워싱턴=정일화특파원】 당초 오는 22일로 예정됐던 부시클린턴간 TV 공개론이 끝내 무산되게 됐다.
클린턴측의 TV 토론요구에 대해 부시 재선운동본부는 16일까지의 「응답시한」을 넘기는 소극적 대응으로 이를 자동 유산시키는 전략으로 나갔다.
현직 대통령의 권위를 지키면서 지금까지 10% 포인트 넘게 차이가 나는 인기도 격차가 좁혀질 때까지 좀더 시간을 벌자는 계산이 깔린 전략인듯하다.
부시는 클린턴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후보로 공식 지명된 뒤에도 직접 그를 거명하는 것조차 꺼려왔다. 그가 클린턴을 「클린턴 지사」라고 부르며 그의 정책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은 9월7일의 노동절이후 부터이다.
이는 로스 페로의 인기가 부시나 클린턴 보다 앞설 때에도 부시가 페로라는 이름을 입밖에 내지 않은 것과 같다.
17일 현재 부시는 NYT지 조사에선 클린턴에게 49대 37로,타임·미러지 조사로는 53대 38로 뒤져있다.
CNNUSA 투데이 조사에서는 5142로 격차가 좁아졌으나 어쨌든 10% 포인트 안팎의 인기도 격차가 있는 시점에서 TV 공개토론에 나서는 것은 현직 대통령의 체면문제일 뿐 아니라 『인기있는 사람과 인기없는 사람의 대결』같은 인상을 주게될 우려가 있다.
또 부시가 TV토론을 갖게되면 기술적인 면에서 클린턴에게 패배할 것이 틀림없어 토론을 끝내 결렬시켰다는 견해도 있다.
클린턴은 키가 부시보다 5㎝ 이상 크고,몸무게도 40파운드나 더 나가기 때문에 우선 체격면에서 부터 부시가 눌리고 들어간다.
또한 클린턴은 예선에서 3회 이상의 TV토론을 한 경험이 있고 토론에 원래 강해 부시와 맞대결하면 확실히 이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현재 유권자 일반의 생각인듯하다.
스테픈 웨인 조지타운대 교수는 『클린턴은 토론에서 상대방 약점을 재빨리 찾아 공격할줄 아는 기지가 있으나 부시는 TV 화면앞에서 손이나 흔들기 좋아하지 말하는 것은 신통치 않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시간대가 구상한 단일 질문자 토론방식이 되면 한가지 쟁점을 놓고 집요한 공방이 벌어지게 되며 이때 경제문제에 끝없는 설전이라도 오가게 되면 결국 클린턴이 분위기를 압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웨인 박사는 말했다. 이 방식은 부시 진영이 이미 거부했다. 대신 지난 88년처럼 다수 질문자 토론형식이 되면 두 후보간의 공방전이 아니라 여러기자들로부터 각각 다른 질문을 받는 합동기자회견 정도가 돼 부시가 유리하게 된다.
첫 TV토론의 불발에 미국 유권자들은 별로 실망하는 빛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대통령 TV 토론위원회는 오는 10월중 두번 두후보간의 TV토론을 열고 부통령후보 토론도 한번쯤 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주최측이 부시 대통령의 희망대로 다수질문자 방식을 택하면 부시도 토론에 나오지 않을 도리가 없다.
부시의 인기가 클린턴을 따라잡고 토론방식이 부시·클린턴 모두에게 만족한 수준으로 구성된다면 세계는 다시한번 세기적 TV토론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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