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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시인만세/본사·체육진흥공단주최 어제 올림픽역도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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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시인만세/본사·체육진흥공단주최 어제 올림픽역도장서

입력
1992.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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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음악·춤의 밀월/초가을밤 시향기에 흠뻑/원로시인·연예인등… 낭송… 가무/올림픽 4주년 기념 4천명 성황시와 음악 그리고 춤이 어우러지는 「92시인만세」 행사가 16일 하오 7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내 역도경기장에서 시민·학생 등 4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서울올림픽 개최 4주년을 기념,한국일보사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는 박두진 김남조 정공채씨 등 20여명의 중진 시인들이 자작시를 낭송했다.

탤런트 유인촌 김혜자 정한용씨,연극인 김성녀씨 등은 「님의 침묵」 「모란이 피기까지는」 등 일반인에게 잘알려진 시들을 소개했다.

구상시인은 「태양의 제전­서울올림픽찬가」를 낭송하면서 서울올림픽의 열기가 민족의 문화적 신명으로 승화되기를 기원,이 행사의 취지를 한껏 드높였다.

이어 테너 박성원 소프라노 노혜숙씨가 「한강」 「이별의 노래」 등 가곡을 불렀고 92미스코리아 선 장은영 미 이승연양은 윤동주의 「별헤는 밤」을 합송했다. 또 미스코리아 진 유하영양은 김영랑의 「내마음 아실이」에 맞춰 춤을 선사했다.

이밖에도 김복희 무용단원 14명이 김용호씨의 「남해찬가」에 맞춰 서정적인 춤사위를 보였으며 유치환 시인의 「그리움」을 명창 박윤초씨가 색다른 분위기로 들려줬다.

방송인 김세원씨의 낭랑한 음성을 타고 박두진 시인의 「시인공화국」이 서시로 울려퍼지면서 행사가 시작되자 장내를 가득메운 4천여명의 청중들은 가을밤의 정취속에 시의 향기에 젖어들기 시작했다.

이어 한복차림으로 지팡이를 짚고 무대에 오른 김규동시인을 비롯한 황금찬 김광림 구상 허영자 박재삼씨 등 원로 중견 시인들이 잔잔한 선율속에 자작시를 낭송하자 청중들은 시를 따라 읊조리기도 했으며 시낭송이 끝날때마다 역도경기장이 떠나가도록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내 분위기가 고조됐다.

대부분의 청중들이 가족 동반으로 나와 여느 행사와 대조를 보였는데 청소년 자녀들과 함께온 학부모들은 『감각적인 대중문화가 만연된 가운데 청소년들에게 시세계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좋은 행사가 열려 뜻깊다』며 『시인만세 행사처럼 우리 문학을 보다 가까이 접할 수 있는 문화행사가 더욱 많아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수남 소년한국일보 사장의 사회로 2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노재봉 전 국무총리 김성우 한국일보 상임고문 등 각계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이날 행사장 입구에는 고 안익태선생 기념사업을 위한 모금함이 설치돼 많은 참석자들이 정성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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