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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군정종식 민주화 발판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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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군정종식 민주화 발판 마련

입력
1992.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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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혈사태후 선거혁명 이룩… 경제회복등 난제【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13일 실시된 태국의 총선개표 결과 민주당,팔랑탐(진리의 힘) 당,새여망당,연대당 등 소위 「민주진영」이 친군부정당을 누르고 의회의 과반수 의석을 확보함으로써 태국정치는 지난 60여년간의 군정의 굴레를 벗고 민주화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

지난 5월 수친다 장군의 총리취임에 항거해 일어난 유혈 민주화 시위는 민주화에 대한 국민들의 자각을 일깨워 친군부세력에 등을 돌리게함으로써 선거에 의한 민주정부 수립의 밑거름이 됐다.

이번 총선에서 당초 예상을 벗어나 추안 리프파이 당수가 이끄는 반군부노선의 민주당이 총의석 3백60석중 가장 많은 79석을 획득한 것은 국민들이 이제는 군부정치의 손에서 벗어나 민주정치를 이룩해보자는 열망이 확산되고 중도 합리노선을 지향하는 야당에게 정권을 맡겨보자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강세를 보였던 유혈민주화 사태를 주도한 잠롱 스리무앙 전 방콕시장의 팔랑탐당이 당초 기대에 못미치는 저조한 결과를 보인 것은 지난 총선에서 나타난 「잠롱열풍」이 군부가 후퇴한 시점에서 상당히 식었으며 잠롱이 유혈사태를 촉발시켰다는 책임과 함께 그의 불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진영을 대표하는 4당은 총의석의 과반수인 1백81석을 넘는 1백85석을 확보,연정구성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친군부성향의 차트 파타나당(국가개발당)을 이끌고 있는 차티차이춘하반 전 총리도 총선직후 민주진영의 연정구성에 합류할 뜻을 밝혀 차기정부는 그 어느때 보다도 강력한 집행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기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의 추안 리크파이가 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추안은 25년간 정치계에 몸담아온 온화하고 합리적 성품의 정통 정치인으로 열변가에다가 다소 선동적인 성향의 잠롱과는 대조적인 인물이다.

54세의 나이에 비해 동안인 추안은 남부 트랑성에서 선생인 아버지와 채소상인 어머니 사이에 8남매중 셋째로 태어난 중산층 출신. 태국 명문 타마사트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후 변호사 생활을 잠시하다 지난 69년 고향서 처음 의원에 당선,지금까지 9선의 관록을 쌓았다.

자신의 개인생활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 추안은 그간 하원의장·부총리를 비롯,보건·농업·상공·법무·교육부장관을 두루 역임했다.

정치분석가들은 이같은 그의 관록과 관련,『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정치적 성숙도를 나타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의 총리 취임에 대해 경제계도 정치안정을 기할 수 있는 인물로 반기고 있다.

그러나 그의 앞날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다. 아난 전 총리의 과도내각이 군부실세를 정치전면에서 밀어내는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으나 태국 정치문화에서 뿌리가 깊은 군부의 재도전 가능성이 가시지 않고 있고 유혈사태로 타격을 입은 외국투자와 관광 등 경제를 회복시켜야 하는 짐을 안고있다.

이번 총선으로 태국은 유혈사태를 겪고 힘겹게 민주화의 장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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