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금전신탁등 전체의 43.2%나 차지/「18.5% 목표」 지켜져도 긴축 성공엔 의문/“비은행 예금도 지준규제 필요”은행수신 가운데 중앙은행의 지준규제를 받는 예금의 비중이 해마다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반면 지준규제를 받지 않는 CD(양도성예금증서) 금전신탁 등 비은행 예금의 비중은 급속하게 늘고있어 통화관리의 실효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안정을 위한 긴축정책이나 중소기업을 위한 의무대출제도 등 각종 금융정책이 지준규제 대상이 되는 예금을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기 때문에 정책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은행의 총수신고는 지난 7월말 현재 1백39조3천1백4억원으로 이 가운데 저축성예금 요구불예금 등 지준규제 대상이 되는 전통적인 은행 예금은 79조1천9백16억원으로 전체의 56.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금전신탁은 45조9천6백30억원으로 33.0%,CD는 14조1천5백58억원으로 10.2%를 차지,지준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이들 비은행 예금이 총 수신의 43.2%를 점유하고 있다. 총 수신에서 차지하는 은행예금의 비중은 89년말 67.8%에서 90년말에는 62.1%로,91년말에는 60.9%,지난달말에는 56.8%로 해마다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이는 금리자유화 시행이 지연되어 규제상태에 있는 낮은 금리의 은행예금 수신은 신장세가 저조한 반면 금리수준이 높은 비은행예금의 수신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예금의 비중은 지난 89년말 이후 11.0% 포인트나 줄었고 올들어서만도 7개월 사이에 4.1% 포인트가 빠졌다. 은행예금과 비은행예금의 비중이 89년말 67.8%대 32.2%에서 올해에는 56.8%대 43.2%로 비은행예금 부문이 급속히 비대화 되고 있는 것이다.
내년초에는 이 비중이 역전되어 비은행예금이 은행예금보다 오히려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은행예금만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는 한은 지준제도와 M2(시중현금+은행예금) 규제방식 등 현행 통화관리정책을 비롯하여 중소기업에 대한 의무대출비율제도 등 주요 금융정책을 구조적으로 무력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예를들어 정부가 안전기조의 유지를 위해 강력히 고수하고 있는 18.5%의 총통화증가율 억제 목표선도 그것이 설령 성공적으로 지켜진다 하더라도 긴축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M2(총통화)에 포함되지 않는 비은행예금의 경우는 아무리 늘어난다 해도 통화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아무리 강력하게 통화긴축을 한다 하더라도 그 규제기준이 M2로 돼있는한 비은행예금 부문에서 대출이 크게 확대되는 것을 막을 수 없고 따라서 긴축의 실효성은 기대하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무대출제도도 그 기준을 은행예금대출 증가액의 45%로 정해 놓고 있어 비은행예금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지금같은 예금구조 아래선 이 또한 실효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금융 전문가들은 『비은행예금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는 현행 통화정책이나 중소기업 의무대출제도 등의 시행 취지가 크게 퇴색될 수밖에 없다』며 『주요 금융정책의 대상을 현행 은행예금에서 비은행예금으로까지 확대하고 독일 일본 등 선진국처럼 비은행예금에 대해서도 중앙은행의 지준규제를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이백만기자>이백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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