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명문 라스투르성/주40시간 노동에 월 1천8백프랑 지급/근로자 사기·긍지 높아남프랑스의 샤토(성) 라스투르가 세계적인 포도주의 명산지인 것을 아는 포도주 애호가들은 많다.
그러나 라스투르 포도주의 독특한 향취를 사랑하는 애호가들이라도 라스투르의 포도농장들이 유독 정신장애 근로자만을 채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라스투르지방 사람들은 정신 장애근로자들의 특수한 노동력이 창출해낸 성과에 커다란 자부심을 갖고있다.
샤토 라스투르에서 생산되는 포도주는 세계최대 판매시장인 영국을 비롯,벨기에·스위스·일본 등 세계각국에 수출된다.
프랑스의 마르세유 은행이 지난 70년 60여만프랑(약 1억원)에 매입한 뒤 황무지 개간사업부터 시작한 라스투르 개발은 45년 샤를르 드골 전 대통령이 설립한 기업위원회(CCE)의 특별배려로 근로자들의 복지,특히 정신장애근로자들을 중심으로 추진됐다.
7년간의 개간끝에 73년 처음으로 포도나무 재배에 착수한 라스투르 포도단지 조성사업은 정신장애 근로자들에게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들이 땀흘린 노동의 성과가 일반인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데 주안점을 두어 추진되었다.
50㏊(약 15만평)에 이르는 라스투르의 개간지는 차츰 포도경작지로서 모습을 갖춰갔다.
마르세유은행은 정신장애 근로자들을 위해 복지시설을 갖추는 등 그들이 포도재배에 전력할 수 있는 최대한의 편의와 환경조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80년까지 5천만 프랑(약 80억원)에 이르는 자금이 투입됐다.
오늘날 라스투르지방이 각종 전시회와 음악회가 열리는 문화도시이자 포도주 산지로 세계적 관광명소가 되기까지는 이같은 엄청난 투자와 노력이 있었다.
처음에는 단순·반복적인 제조과정에만 참여시켰던 정신장애자들은 이제 포도주 생산의 모든 제조과정에 참여,자신감과 자발적인 「자기개발」의 기회를 갖게 되었다.
장애자고용이라는 경영방침의 구체적 실행을 위해 라스투르지방의 포도주 생산은 9개월이면 모든 양조과정을 끝낼 수 있는 백포도주의 생산보다 양조와 저장기간이 2년 가량 걸리고 손이 많이 가는 적포도주 생산을 주로 하고있다.
포도를 재배,수확하는 과정부터 타지로 포도주를 반출하는 마지막 절차에 이르기까지 경영진은 장애자들과 직접 참여하는 열성을 보이고 있다.
60여명의 근로자중 3분의 1이 여자인 라스투르의 한 포도주공장은 모든 근로자가 주당 40시간의 정규노동과 5시간의 레크리에이션 활동에 참가한다.
근로자들에겐 숙식제공과 함께 월 1천8백프랑의 상당히 높은 임금이 지급된다.
근로자들의 사기와 긍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저한 경영방침 때문에 라스투르 포도주 생산에 참여하려는 지원자들이 늘 문전성시를 이룬다.
라스투르포도주는 87년과 같은 침체기를 겪기도 했지만 명성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매년 40∼50%씩의 매출액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라스투르의 경영진들은 세계적으로 밀려드는 수요의 급증에 따라 지나친 노동력의 부담을 줄이는 문제에 고심하고 있다.<장학만기자>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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