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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투」 연 생산량 960만목 “가구당 1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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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투」 연 생산량 960만목 “가구당 1벌”

입력
1992.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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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가 200원선에 소매상 폭리 “엄청”/대부분 무허공장… 미·일 등에 수출도화투시장 규모는 얼마나 될까. 화투는 공공연하게 치지만 화투가 생산되고 유통되는 과정은 대부분 지하경제에 속한다. 상공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정식 공장으로 등록된 화투회사는 없다. 그런데도 화투는 범람하고 있다. 이미 국민오락화 돼버렸다. 최근 여론조사기관인 월드리서치가 실시한 전화조사에 따르면 추석에 온 가족이 모여 즐기는 놀이는 화투놀이가 으뜸인 것으로 집계됐을 정도다.

업계에 따르면 연간 화투생산량은 9백60만목 정도. 5인 1가구로 잡았을때 한 가구당 1년에 화투 한목씩을 구입하고 있는 셈이다. 한목의 가격은 대개 1천원에서 2천원. 연간 시장규모는 최소한 1백억원을 넘는다.

그러나 생산시장은 엄청나게 다르다. 세금을 내는 회사는 한 두곳 정도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거의가 무허가 공장이며 그나마 휴폐업이 많다. 또 생산단가는 판매가보다 훨씬 낮다. 공장도가는 한목당 1백80원에서 2백원 수준. 여기에 20원을 붙여 도매상으로 넘어가고 소매상에는 보통 3백원 정도에 납품된다. 소매상은 최소 3배 이상의 「폭리」를 취하고 있다.

제조회사는 전국에 40개 가량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회사규모는 대부분 가내공업 수준. 비교적 큰 회사도 직원수는 5명을 넘지 않는다. 작업과정이 간단해서다. 48장의 그림이 인쇄된 종이를 플라스틱에 붙여 다시 오려내면 된다.

국산 화투는 외국에서도 인기가 높다. 일본과 중국,미국 등으로 수출된다. 주로 교포들이 직접 사간다. 교포가 사는 곳이면 화투가 따라다닌다. 일본의 경우는 특이하다. 일본 화투는 종이로 만들어 치는 맛은 좋지만 잘 찢어진다. 반면 국산은 플라스틱 화투여서 반영구적이다.

모업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국제선에 화투를 납품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가을 두 항공회사가 비난여론을 의식해 발주를 중단하는 바람에 현재 폐업중이다.

화투업자들은 불만이 많다. 세금이 너무 무겁다는 것이다. 특별소비세 교육세 부가가치세를 합치면 세금이 제작비용과 맞먹는다고 한다. 「앉아서 피박 쓸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한편에서는 화투업계의 양성화를 주장하고 있다. 일부 화투업자들은 협동조합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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