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사격서 2년연속 「톱건」 영예/유도탄 발사등 장비성능 시험도/대잠수함·첨단작전엔 “한계절감”21세기 태평양시대에 우리나라 해군도 태평양연안의 선진국 해군과 뱃머리를 나란히 대양을 누빌 수 있을 것인가. 지난 6월19일부터 8월2일까지 43일간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 해안으로부터 중부 태평양 일대 해역에서는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한국 등 5개국 해군이 어울린 92환태평양훈련(림팩·RIMPAC)이 실시됐다. 한국태평양훈련분대(사령관 윤연 해군대령)는 지난 90년에 이어 두번째로 이 훈련에 참가,실전과 같은 귀중한 경험을 쌓은 뒤 지난 8일 진해항에 무사히 귀항했다. 연합작전훈련에서 1천5백톤급 호위함인 「경북함」과 「전남함」 등 2척은 망망대해에서 7천톤급 이상의 덩치 큰 외국함정들을 직접 통신으로 지휘,작전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우리기술로 제작한 경북함 등은 첨단장비로 무장한 외국의 대형함정들과 겨룬 대공사격경연에서 2년연속 톱건(Top Gun·최우수 해상사격함대)의 영예를 차지,한국 해군의 우수성을 보여주었다.
톱건은 시속 6㎞의 초고속으로 해상에서 이동하는 표적을 단한방의 함포사격으로 명중시키는 함정에 주어지는 상이다.
한국해군은 특히 이번 훈련에서 값진 체험을 했다.
한국은 미국 캐나다 호주함정과 가상우군인 U단대에 편성돼 또다른 미군함정과 일본함정으로 구성된 가상적군인 X단대와 실전을 방불케하는 훈련을 하면서 우리나라 연근해에서는 해보지 못했던 하푼 함대함미사일 등 유도탄 발사훈련과 각종 장비의 성능도 테스트 해볼 수 있었다. 일본해상 자위대소속 잠수함과 맞닥뜨리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해전의 핵심분야인 대잠수함 작전에서는 한국해군의 한계를 느껴야했다.
다른나라들은 잠수함을 동원하고 1천해리(1천8백52㎞) 이상까지 샅샅이 수색할 수 있는 대잠수함 초계기인 P3까지 띠웠으나 한국해군은 함정에 장착돼있는 음파탐색장비와 육안에만 의지해야 했다.
선진국의 대형 함정들은 또 대공미사일과 근접방어무기체계(CIWS)를 완벽히 갖춰 함정을 공격해오는 미사일·항공기에 대응했으나 한국해군은 76㎜와 40㎜ 함포에 의존하다보니 역부족이었다.
한국해군이 대양에서도 손색이 없는 군대가 되기위해서는 대형함정과 잠수함을 확보해야 함은 물론 대잠수함 항공능력 및 첨단위성통신망·자동정보처리시스템 등 함정장비의 첨단화도 이번 훈련을 계기로 과제로 떠올랐다.
해상교통로 확보와 해상영향력 확대를 위한 태평양 주변각국의 해군력 증강 움직임은 이미 표면화되고 있다.
이제까지 대북일변도 연안해군에 머물렀던 한국해군이 어떻게 대양해군의 길을 헤쳐나갈지 주목되고 있다.<안재현기자>안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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