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여인」이라 불린 대처 전 영국 총리가 방한,강연과 대담 등을 통해 11년간 영국을 이끌었던 강인한 정치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소위 「영국병」을 퇴치한 대처리즘으로 유명한 그녀의 방한중 발언내용은 「한국병」을 앓고 있다는 우리에게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있는 것 같다. ◆대처는 정치지도력의 본질에 대해 「분명한 목적의식과 확신결단과 실천력다른 사람들에 대한 설득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고,공정하고 평등한 법제도야말로 자유와 번영의 기본조건일 뿐 아니라 파괴적인 냉소주의마저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자신의 재임중 과도한 정부통제와 간섭,지나치게 높은 임금수준과 통화증발 등 여러부문에 대해 『안된다』는 한마디를 되풀이 했었다는 것이다. ◆정치인으로서 단순한 유권자 인기영합수준을 넘어선 대처의 강철같은 신념은 과연 어디서 왔던 것일까. 대처는 개인을 존중하고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책임져야 한다는 전통의식과 옳지 못한 것에 저항할 뿐 아니라 스스로 옳은 일을 추구해야 한다는 교육에서 싹터왔음을 공개했다. 또 공산주의 몰락이유중 하나로 혁명가들이 부패관료로 변한 것을 꼽은 것도 날카롭다. ◆김영삼씨가 여당 총재로 취임하면서 한국병 치유와 생활정치를 표방하고 나온 배경에는 분명 대처리즘에서 시사받은 바가 클 것이다. 영국병이 능력을 무시한 지나친 요구와 과소비 및 파업만능,지나친 정부통제의 비효율성과 무책임한 냉소주의를 뜻한다고 할 때,한국병은 그 밖에 정치력 부재·관료 및 사회의 부패만연 요소까지 포함되어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병폐치유를 표방한 김 총재이고 보면 이동통신 연기·관권선거 처벌을 공언하지 않을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 김 총재가 요즘 개혁과 차별화의 수위조절 문제로 고심중이라는 소식이다. 「대수술이냐」 「단계론이냐」는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인데,그럴수록 대처의 신념에서 뭔가 시사받아야 할 필요가 있겠다. 참된 정치지도력이란 신념과 확신결단과 설득인 것인지,결코 얕은 계산에서는 나올 수 없다는 것이 아닌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