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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수뇌회담(한국일보 월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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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수뇌회담(한국일보 월요포럼)

입력
1992.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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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회동 10문10답14일의 3당 수뇌회담은 표류중인 정국의 돌파구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기대 때문에 정가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국 최대의 현안인 자치단체장 선거문제를 비롯해 원 구성도 하지 못한채 시작되는 정기국회가 정상운영될 수 있을지 여부 등이 이번 회담에서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정치특위가 논의중인 대통령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등의 주요 쟁점도 이번 회담에서 마무리 되어야 할 과제들이다. 3당 수뇌들로부터 회담관련 사항을 10문10답으로 들어본다.

①수뇌회담에 임하는 입장부터.

②회담의 최대비중을 어디에 두겠는가.

③국회정상화와 정기국회에 대한 입장은.

④자치단체장 선거문제에 대한 복안은.

⑤대선법 개정에 대한 입장은.

⑥정치자금법 개정에 대한 입장은.

⑦국민들은 정치를 불신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이의 치유방안도 논의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⑧이번 회담에서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⑨상대방에 대한 주문은.

⑩회담이 구체적인 성과를 얻지못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김영삼 민자 총재/국회정상화 합의도출에 초점/지자제 보다는 대선법등 타결모색

①수뇌회담 날짜를 정기국회 개회일인 14일로 잡은 것은 9일까지 활동시한을 연장한 정치특위가 수뇌회담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절충점을 찾아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갖기 위해서이다. 아직까지는 특위가 이렇다할 합의점을 도출해내지 못했으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특위가 좋은 결말을 내어놓아 수뇌회담의 운신폭을 넓혀주었으면 한다.

②특위가 다뤄온 단체장선거 연내 실시,대통령 선거법 개정,정치자금법 개정 등 현안외에 국회정상화 문제가 심도있게 논의될 것이다. 특히 연기군의 관권선거 공방이 새로운 정치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이 문제에 대해서도 충분한 의견교환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 대선법도 고치겠지만 이미 관권선거가 통하는 시대도 아니며 나 자신 떳떳한 경쟁을 할 것임을 분명히 밝힐 것이다.

③국회정상화를 바라는 여론의 압력이 그 어느때 보다도 무겁다. 국민들은 더이상 국회가 공전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야당이 국회 등원을 정략과 연계시키지 않기를 바란다.

이번 정기국회는 민생을 돌보지 못한 무책임을 정치권이 자성해야 한다는 점에서나,대통령 선거를 앞둔 6공의 마지막 국회로 마무리 국정감사와 예산을 다뤄야 한다는 점에서 조금도 소홀할 수 없음을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다.

④기회가 있을때마다 강조하고 확인했지만 단체장 선거의 연내실시 불가라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한해에 네번의 선거를 치를 수 없고 경제의 어려움 등 현실여건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전반에 걸쳐 민주화가 진전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단체장 선거만이 민주화인 것처럼 주장하며 정치를 정지시키고 있는 야당의 정치공세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⑤지난 대표회담에서의 합의는 선거 관리위원회가 정한 법정 선거비용을 조달할 수 있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해 보자는 뜻이었다.

특위에서는 선거비용 뿐 아니라 정치자금 전반에 관한 광범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입법 취지를 최대한 살려가며 정치자금내지 선거비용의 공정한 조성과 배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

⑥대통령 선거법의 최대 관심사는 돈을 많이 쓰지 않고 공명한 선거가 이뤄지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데 있다.

현역 군인의 영외우편투표제 등 획기적인 제도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모든 시비거리를 근원적으로 없애자는 것이다.

선거운동 특히 각종 미디어를 각 후보들이 공평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하고 투·개표 과정의 어떤 부정의 소지도 발생할 수 없도록 완벽한 관리체계를 마련하겠다.

⑦국민들의 뿌리깊은 정치불신을 치유하는 일이 이 시대 정치지도자들의 최대 과제중의 하나라고 본다. 장기적으로는 깨끗한 정치 정직한 정치 지도력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 될 것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여야가 한걸음씩 뒤로 물러나 타협의 정치를 펼 수 있을때 정치에 대한 신뢰가 조금씩이나마 되살아 날 수 있을 것이다. 야당 지도자와 정치불신의 치유문제를 언제 어느때라도 진지하게 논의할 준비가 되어있다.

⑧이번 회담에서 연기군 관권선거 시비문제가 많이 거론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 문제에 대한 나의 입장은 명명백백하다. 지금은 그같은 관권선거 행정선거가 있을 수 없는 시대이다. 이 사건에 대한 검찰의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가 진행중이다. 만에 하나 잘못이 드러나면 대상이 누구든 책임를 단호하게 물어야 한다. 그러나 국지적인 사건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해 장외집회로 나서는 등 정치무기화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⑨앞에서도 지적했지만 단체장 선거문제만이 현안이 아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가 역대선거중 가장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가 되게 하려면 대통령 선거법을 고쳐야 한다.

또 깨끗한 정치를 표방하기 위해선 검은돈이 설 자리가 없어야 한다.

따라서 정치자금법의 개정도 그만큼 중요하다. 정기국회에서 국정감사 기간을 단축하는 일이 없이 국정전반에 걸쳐 철저한 감사가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하는게 정치권의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

⑩회담이 성과를 얻지 못할 것을 상정해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그러나 한번의 회담으로 원만한 합의점을 끌어내지 못했거나 합의에 실패했다고 해서 대화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어떻게 해서든지 여야가 현안을 해결하고 국회정상화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이유식기자>

◎김대중 민주 대표/「장선거」 실시 당위성 부각 최선/정치자금의 여야 균등배분도 주력

①이번 만큼은 반드시 지자제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 또 그렇게 될 것으로 믿고 있다.

이제는 시간도 없고 한준수 전 군수의 양심선언으로 여당이 더 이상 거부할 명분도 없다.

이번 회담을 지자제문제 타결의 장으로,또 그에 따른 정국정상화의 장으로 삼겠다.

②물론 지자제 문제다. 그동안 부정선거와 관련,이지문중위의 폭로나 노원을 당락번복,성주·칠곡의 무더기 부정투표 사건 등 증거들이 많았으나 한 전 군수의 양심선언은 결정적인 증거다.

지자제 없이는 민주주의도 경제발전도 불가능하며 지역간의 균형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대도시의 비대화로 비롯된 교통 환경 주택 범죄문제 등을 해소하고 동맥경화에 걸린 우리경제를 소생시키기 위해서도 조속히 자치단체장 선거가 실시돼야 함을 강조할 것이다.

③국회정상화는 정치정상화가 우선돼야 가능하다. 국회가 만든 법이 유린되는 상태에서 더욱이 부정선거를 목적으로 그렇게 된 상황에서 국회만 정상화 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여당이 내세우는 「강력한 정치」도 국민이 지지하는 정부가 공정한 선거를 통해 들어서야 가능하다. 또한 지자제 없는 공명선거는 구두선에 불과하다.

산적한 민생현안들을 해소하는 활기찬 국회운영을 보고 싶다. 이를 위해서도 지자제 문제가 빨리 해결되어야 한다.

④최소한 대통령선거와 동시에 기초·광역 모두 다 해야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대화의 지속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하나만이라도 하자는 택일안을 제시한 바 있다.

더 이상의 양보란 있을 수 없다. 공은 여당에 넘어가 있고 이제는 여당이 답할 차례다.

「6대 도시 시범실시안」 등은 위헌적 요소가 있는데다 이치에도 맞지 않아 고려할 수 없다. 부정선거를 막기위해 한다면서 부정의 소지가 가장 많은 도를 제외한다는 것이나 고른 지역발전을 위해 한다면서 상대적으로 잘 발전된 대도시를 우선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⑤대선법 개정의 큰 줄기는 「돈은 철저히 못쓰게 막고 선거운동은 최대한 자유롭게 하자」는 것이 돼야 한다.

정당만 아니라 일반 국민이나 각종 사회단체가 지지정당을 공개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시민운동 단체의 선거운동과 선거감시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이를 지원해야 한다. 선거가 국민 모두가 참여하고 즐기는 축제라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또한 후보간의 TV토론을 법제화,국민들이 안방에서 후보들을 비교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것은 국민의 권리이자 정치인의 의무이다.

통반장의 선거운동 배제를 세부적으로 보장하는 방안도 반드시 확립돼야 한다.

⑥중앙선관위가 규정한 정도의 정치자금은 정당 구분없이 보장해 주어야 한다. 현재 여당이 독식하고 있는 지정기탁금은 결국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간 것이다.

따라서 여당이 독점하는 지정기탁금을 아예 폐지하고 모두 비지정기탁금으로 조성해 정치자금 배분법에 따라 분배하도록 해야한다. 그래도 여당이 유리하다.

또한 소액기탁을 가능하게 하고 기탁자가 익명성을 보장받으면서도 면세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쿠폰제를 도입해야 한다.

⑦이번 회담을 제의하고 성사시킨 것 자체가 대화로 문제를 풀어보려는 노력의 소산이다. 정치불신의 치유방안을 말로써 논의한다고 문제가 해결될 사안은 아니다.

부단한 공동노력을 촉구하겠지만 무엇보다 정치인이 국민을 속이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3당 합당과 같은 국민기만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⑧여당이 지자제 대선법 등에 대해 문제해결 노력을 보일 경우 우리는 정국안정에 최대한 협력할 것이며 정기국회가 순항할 것임을 강조해두고 싶다.

또한 자치단체장 선거를 수용하지 않는 것이 실리나 명분 양면에서 오히려 여당에 불리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다. 정말 이번 만큼은 떳떳한 승부로 승자와 패자가 모두 함께 이길 수 있는 그런 선거를 해보자고 촉구하겠다.

⑨힘이 약한 야당이 먼저 양보했으니 이제는 힘이 강한 여당도 성의를 봐서라도 성의있는 자세로 문제를 푸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⑩일을 앞두고 안될 경우를 얘기해서는 안된다. 그때의 일은 그때가서 다시 얘기하기로 하자. 최선을 다하겠다는 점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황영식기자>

◎정주영 국민 대표/정국안정 조건없이 협의용의/경제·민생문제 당략차원해결 반대

①허심탄회한 마음으로 나설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나라가 처한 국내외적인 환경과 상황이 매우 어렵고 심각한 점을 감안해 정치인 모두가 나라와 국민의 기대를 뼈아프게 인식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 뜻에서 명경지수와 같은 마음으로 민자 민주 양당 수뇌에게 모두 마음을 비우고 나라와 국민을 함께 걱정할 것을 촉구하겠다.

②자치단체장 선거문제와 정기국회 운영문제는 지금 우리 정치가 극복해야할 핵심과제이다.

이 핵심과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우리의 정치는 대결국면에서 전진하지 못하게 될 것이고 국민에게는 정치에 대한 환멸과 정치인 모두에 대한 불신만 더욱 증폭시켜 줄 것이다.

이 두가지 숙제가 대타협의 정신으로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③정기국회는 당연히 정상화 되어야 한다. 그러나 개원국회 때부터 국회가 정상화 되지 못하고 있는 원인은 노태우대통령과 민자당의 김영삼총재에게 있다. 이것은 너무나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에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당은 국회정상화에 어떤 전제조건을 달지는 않고 있음을 다시 밝히면서 정상적인 국회운영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④지방자치는 사실 정치문제가 아니다. 지방자치가 없는 민주주의는 뿌리없는 나무둥치와 같기 때문이다. 올해에 자치단체장 선거를 하기로 입법결정한 것은 민자·민주 양당이다. 국민당은 관여하지 않았고 그런 뜻에서 우리 국민당은 어떤 정치적 책임도 공유해야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국민당은 현 단계에서 당리당략이 아닌,국가의 근본을 확실히 다져야 한다는 우국적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⑤오늘의 국가현실은 위기의 연속상황으로 가고 있다. 이것을 일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오는 대통령 선거이다. 관권과 광의의 행정력이 완전히 배제된 가운데 선거가 조용하고 깨끗하게 치러졌을때 우리는 도덕적으로 시비가 없는 정부를 구성할 수 있고,그런 정부라야 위기적 국가상황을 희망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다.

대통령 선거법은 정권차원이 아니라 역사인식을 정확히 하는 가운데 대폭 개정되어야 한다.

⑥깨끗한 정치풍토를 조성하는데는 정치인의 각성,국민의 협력,제도의 개선 등이 필요하다. 정치자금법은 제도개선의 일환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이 정치자금법을 다루면 국민은 더욱 실망할 것이다. 다만 야당에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되어있는 현행 법은 개정되어야 한다.

국민당은 배분방식의 공정성은 추구하지만 합법적인 증액을 꾀하는 개정에는 찬성할 수 없다.

⑦구국의 충정으로 개혁을 통한 정도의 정치를 추구하는 국민당은 오늘날 심각하게 만연된 정치불신의 와중에서 고통받고 고민하고 있음을 속직히 밝힌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치지도자 특히 본인을 포함한 3당 수뇌의 허심탄회한 마음가짐이다. 자신과 자당이 아닌,오로지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빈마음이 국민에게 보여질때 불신은 해결될 것이다.

⑧최근 필리핀과 멕시코 미국을 방문한 바 있다. 국가의 근본을 다지는데 있어서 지방자치가 절대 필요하다는 점을 새삼 확인했다.

세계는 지금 치열한 경제전쟁 상태가 확대되고 있다. 우리 정치가 이런 상태로 지속된다면 이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 정치인 모두가 진지하게 반성하고 전쟁에 나서는 마음가짐으로 승리의 정치를 해야한다.

⑨특히 김 민자 총재에게 그 분이 즐겨쓰던 말,즉 마음을 비우라고 고언을 하고자 한다. 김 민자 총재가 단체장선거를 거부한다는 것은 그분의 지금까지의 정치역정을 모두 부인하는 것이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단 말인가.

단체장 선거문제와 관련해 노 대통령과 김 민자 총재가 현재까지 보여준 언행은 국민과 야당의 존재를 무시하는 독단적이고도 비민주적인 것이었음을 다시 한번 지적해 둔다.

⑩회담의 결과를 미리 예측해 답할 수는 없다. 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야 되고 그렇게 되기를 기대한다. 또 그렇게 되기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모든 국민의 한결같은 바람이 또한 그렇다.

다만 한가지 분명히 해두고 싶은 것은 정치불신이 극에 달한 현 상황에서 이번 회담이 또 실패한다면 여기에서 비롯될 국민의 좌절과 낙담을 무엇으로 메울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정성을 다해 회담이 구체적 결실을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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