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소설속 「지하도시」 현실로 “성큼”/정부·민간학회 학술회등 활발/삼성·대우등 미래유망 사업 참여버려진 지하세계가 미래의 유망개발 공간으로 등장하고 있다. 서울 등 대도시의 지상공간이 더 이상 개발할 수 없는 한계점에 도달함에 따라 정부와 민간업계가 지하공간 개발에 본격 나서고 있다. 건설부는 지하공간 개발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올해안에 가칭 지하공간 개발촉진법을 마련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활발히 준비하고 있다. 건설부는 지하공간 개발을 핵심 정책과제로 선정,지난 5월 국토개발원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전문기관과 합동으로 지하개발 연구작업반을 만들어 입법작업을 해왔다.
또 지난 8월에는 국토개발연구원에서 준비한 지하공간개발의 제도화 방안을 놓고 관계전문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띤 정책토론회도 가졌다. 이 시안을 만든 개발원의 박재길 연구위원은 도심재개발 사업 대상인 대도시와 필요한 시·군은 지하공간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토록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개발을 추진해야 하며 지하 30∼40m 등 일정 깊이까지 지상토지 소유자의 소유권을 인정,보상하지만 그 이하는 공공목적을 위해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하자는 제안을 했다.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 못지않게 민간분야에서도 최근 지하공간 개발붐이 일고 있다. 대한토목학회가 지난해 12월 「도시발전과 지하공간」이란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한데 이어 지난 6월에는 한국 암반역학회가 지하공간 개발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을 여는 등 학계가 지대한 관심을 쏟고있다.
건설 관련 업계도 지하공간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지하개발에 경험이 있는 삼성종합건설,대우,동아 등 10개 건설 및 설계·기술회사들은 지난 1일 한국지하공간협회를 창립,회원을 모으고 있다. 이 협회는 지하공간에 관한 조사연구와 기술개발 등을 활동목표로 내걸고 있지만 앞으로 펼쳐질 각종 지하개발 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도 감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건물지하,지하상가,지하철 등에 머물던 국내 지하공간 개발사례가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1∼3층이 고작이던 건물 지하층이 계속 내려가 최근 서울 소공동에 건설되고 있는 건물은 지하8층까지 사무실·주차장으로 사용할 예정이고 종묘·세종로 지하에는 1천대이상 주차하는 지하 5∼6층 주차장이 잇달아 건설됐다. 또한 유류저장소·변전소 등 지상에 설치하기 어려운 많은 시설들이 지하로 들어가고 있다. 서울시내에 있는 55개 변전소중 5군데는 지하에 설치돼있고 그 지상공간은 사무실·주차장 등으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지하공간개발의 목표는 이렇게 토지소유주와 기능에 따라 개별적·분산적으로 개발되는 지하공간을 체계적인 계획에 따라 지상과 같은 비중을 두고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지하철·지하도로가 층층이 거미줄처럼 연결되고 상업·주거기능을 모두 갖춘 광활한 지하공간에서 아무런 불편없이 생활하는 지하공간 시대가 서서히 열리고 있는 것이다.<배정근기자>배정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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