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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불편한 관계」장기화 가능성/「F16대만판매」계기 급속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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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불편한 관계」장기화 가능성/「F16대만판매」계기 급속냉각

입력
1992.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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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경제실익」 계산한 초강경대응 계속/미,「선거용」 평가속 “중군사력 견제” 복선【홍콩=유동희특파원】 미중관계가 지난 2일 미국의 대대만 F16기 판매결정이후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를 궁극적으로 철폐키로한 지난 82년 양국 공동 코뮈니케를 외면하고 대만에 대해 1백50대의 전투기 판매를 허용한다고 했을때 중국의 반발은 어느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그러면서도 중국이 중국내 인권문제를 집요하게 제기하는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보다는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는만큼 반발은 제한적이며 한시적인 것으로 전망됐었다. 하지만 중국은 당초 예상과는 크게 어긋나는 초강경 대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4일 전인대 상무위와 정협상무위 공동명의의 성명을 통해 미국의 대대만 전투기 판매를 맹렬히 비난했으며 양국민의 이익과 양국관계가 장기적 틀을 위해 「잘못된 결정」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전인대의 성명은 미국 행정부가 대만에 대한 전투기 판매를 합리화 하기 위해 구차하게 자국의 국내법인 「대만 관계법」을 들고 나온 것을 지적,이는 국내법률을 들어 타국의 내정을 간섭하려는 「패권주의」와 「강권주의」의 소산이라고 비난했다. 이러한 종류의 대미 비난은 천안문 사태후 미국이 무역제재를 가한데 대한 반응이후가장 강경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은 단순한 비난뿐이 아니라 실질적인 외교위협까지 하고 있다.

유화추 외교부 부부장은 미국의 발표직후 스태플던 로이 주중 미국대사를 불러 미국이 F16기의 판매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유엔과 다른 국제 기구에서 중국은 미국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며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의 군축회담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통고했다. 안보리상임이사국 군축회담은 걸프전이후 제3세계에 대한 무기수출을 제한하기 위해 미국의 주도로 성립된 회담이다.

제3세계에 대한 무기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높기 때문에 이 군축회담에서 중국이 빠진다면 이는 회담자체를 유명무실하게 하는 결과가 된다.

지난 7월말 경제문제로 대통령선거전에서 고전하는 부시를 돕기위해 중국은 미국산 자동차 7천4백대와 부품 등 1억3천만달러어치를 구입키로 하고 디트로이트 현지에 구매사절단을 보낼 정도로 현 중국 지도부의 친부시성향은 노골적이었다.

이러한 중국 지도부가 왜 「선거용」이라는 평가를 받는 부시의 대대만 무기판매를 못이기는 체 묵과하지 않는 것일까.

단기적으로는 중국이 양국간에 걸려있는 경제현안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유리한 입장을 확보하기 위해 「정도이상」의 공세를 취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중국은 현재 올해 약 1백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미 무역흑자와 인권문제 등으로 미 행정부와 의회 양쪽으로부터 압력을 받아왔다.

미 의회는 9월중 중국에 대한 최혜국대우(MFN) 철폐여부에 관한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밖에 중국의 초강경 대응 이면에는 경제적 실리를 위해 중국의 전략적 이해를 「무시」하면서까지 대만에 접근하려는 서방 각국에 대한 간접적 「경고」의 의미도 담겨있다.

최근 영국의 대처 전 총리가 대만을 방문하고 프랑스가 미라주의 대만판매를 시도한 사실에서 보듯 서방국은 경제실익을 위해 중국의 어깨너머로 대만에 접근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보다 장기적 측면을 보면 이번 조치는 부시 대통령의 선거전략 차원을 넘어선 미국의 신 국제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될 수 있다.

중국은 최근 남사군도의 영유권을 새삼 강조,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물론 일본마저 긴장시킨바 있다. 남사군도에서의 중국 해군력의 강화는 동남아시아 국가 모두에 위협적일뿐 아니라 일본에도 석유 수송로가 위협받는 결과를 초래한다. 중국은 이러한 우려를 근거없는 것으로 일축하고 있으나 러시아로부터 도입한 SU27기 24대를 남사군도의 지원기지인 남해도를 정기적으로 비행토록 했으며 이는 주변국가들의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다.

단순히 군수산업 종사자의 고용을 증대시키자는 「선거용 발상」에서가 아니라 협상아닌 무력으로 중국의 군사강국화에 대비하려는 것이 미국 행정부의 근본계산일 수 있다. 또 이러한 이유때문에 대만의전략적 가치를 재평가한 것이라면 미중 양국의 불편한 관계는 장기화될 것이며 이지역의 군비경쟁은 더욱 격화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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