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정기국회 개회가 1주일밖에 남지 않았다. 4일간의 추석연휴가 아니었더라면 10일 개회할뻔했다. 10일이 바로 법정 개회 일자이지만 추석연휴 때문에 14일로 늦춰진 것이다. ◆예년 같으면 각 정당이 정기국회에 대비한 원내대책을 마련하느라 부산할 시기인데 금년은 무척 조용하다. 움직임이 있다면 새해 예산안에 대한 당정간의 의견조정이 유일한 것 같다. 민자당은 이미 1백일간의 회기를 69일로 줄여 운영한다는 방침을 정해놓고 있어 더욱 김이 빠지는 분위기이다. ◆정부 여당은 그나마도 정기국회에 대비하는 시늉이라도 하는 편이다. 야당은 아예 신경조차 쓰지 않고 있다. 야당대표들은 해외나들이에 바쁘고 민주당은 장외 집회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기국회가 코앞에 닥쳤는데도 이렇게 딴전만 피우고 있는걸보면 이번 국회도 물건너 갔구나 하는 인상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실질적으로 따져보면 이번 국회는 작년 정기국회가 끝난뒤 처음으로 열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동안 14대 국회총선이 있었고 개원국회와 한차례 임시국회가 있었지만 겉돌고 말았기 때문이다. 9개월만에 열리는 국회인데도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원구성도 아직 안된 상태이니 열어보았자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생각들이다. ◆이러한 무정치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데도 모두가 무책임하고 무감각이다. 서로가 상대방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돌파구를 열어보려는 열성도 없다. 정치특위라는 기구가 구성되어 나름대로 현안을 다뤄보았지만 한계에 부딪친지 오래이다. 이제 남은 한가닥 기대는 3당 대표회담밖에 없다. 이번 가을엔 유독 외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줄지어 방한할 모양인데 그들 눈에 비칠 한국정치 수준이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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