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공산잔재」 청산 상징적 단죄”/“권력남용 민족의 역사왜곡 대가”/본인은 “정치적 보복 희생양” 항변토도르 지프코프 전 불가리아 공산당 서기장(81)에 대한 유죄판결은 공산 잔재에 대한 상징적 단죄로 평가된다.
법정에 선 지프코프의 노쇠한 모습은 동유럽공산주의를 청산하는 역사의 평결처럼 보였다고 서방언론은 다소 감성적으로 전하고 있다.
그의 죄목은 35년간(54∼89년)의 통치기간중 권력을 남용해 국고 2천6백50만레바(미화 4백만달러)를 유용하고,가족과 측근들에게 특혜를 베풀었다는 것. 판결후 검찰측은 『민족의 역사를 왜곡시킨자에게 당초 구형량 10년에서 하루도 감해주어선 안된다』면서 즉각 항소의사를 밝혔다.
반면 지프코프측은 이번 유죄판결이 정치보복이며 「희생양 만들기」라고 비난했다.
지난 91년 총선에서 공산세력을 물리친 집권민주세력 동맹이 경제악화,정치불안으로 인한 국민불만을 「지프코프 단죄」로 호도하려 한다는 항변이다.
양측의 공방속에서 일반 여론은 지프코프의 장기통치속에서 불가리아가 유럽 최빈국으로 전락했던 만큼 그의 실정은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더욱이 민생이 도탄에 빠졌는데도 그의 측근과 가족들이 온갖 호사스런 특혜를 누렸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일반의 감정이 격앙되었다.
지프코프는 지난달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아직도 사회주의를 신봉한다』고 잘라 말하면서 좌절과 궁핍속에 허덕이는 동유럽 공산권의 현재는 이념의 오류 탓이 아니고 무계획한 고르바초프의 개혁·개방정책 때문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지프코프의 몰락은 구동유럽 공산 지도자들의 운명을 새삼 상기시키고 있다.
루마니아의 철권통치자 차우셰스쿠는 지난 89년 12월 혁명의 와중에서 처형당했고 체코의 전 공산당 서기장 구스타프 후사크는 89년 퇴진한뒤 91년에 병사했다.
동독의 에리히 호네커 전 서기장은 91년 3월부터 모스크바에서 피신생활을 하다가 지난 7월 독일로 강제송환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혐의는 동독에서 탈출하려는 동포에 대한 사살 명령을 내렸다는 것.
폴란드의 보이체흐 야루젤스키 전 국가평의회 의장은 90년 12월 레흐 바웬사 자유노조 지도자(현 대통령)에게 권좌를 넘겨주고 은퇴했다. 그는 최근 회고록 집필을 마쳤는데,회고록에는 자유노조 파업 당시(81년) 소련의 폴란드 침공계획 등 충격적 내용들이 들어있다고 한다.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지구촌을 순회하며 강연과 집필활동에 열중하고 있다. 경제난에 시달리는 고국 러시아의 국민들은 그를 원망하지만 서방세계는 우정으로 환대하고 있다.<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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