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식의 논란이 우리 사회에는 많다. 학부모들이 「교사들에게 돈봉투를 주는」 인과관계를 따지는 논란도 그 대표적인 것중 하나 아닐까 한다. 동봉투를 줬다는 학부모들은 교사들이 바라니까 주지 않을 수 없다며 스스로는 어쩔 수 없다는 피해자론을 곧잘 편다. 그러나 줄때는 무엇인가 반대급부를 기대했기에 줬을 것이다. ◆역의 논리도 아주 그럴듯하다. 교사들이 강요하지 않지만 봉투의 효험은 분명히 있으니까,그실은 강요보다 더 무섭다는 것이다. 한반에 50명이상을 수용하는 콩나물 교실에서 그래도 자기 자녀에게 교사가 관심의 눈길만이라도 주게 하려면 어쩌겠느냐는 것이다. 교사도 따지고보면 생활인이고 교사의 지도한계를 훨씬 넘을 만큼 많은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는 현실이다 보니 학부모의 관심이 교사의 반대급부로 나타날 수도 있을 만한 것이다. ◆문제는 언제까지 끝도 없고 해답도 없는 이런 식의 논란만을 계속하고 있을 것이냐에 있다. 며칠전 여론조사 기관인 월드 리서치가 서울·인천지역 남녀 6백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설문조사 결과 「교사에게 건네주는 돈봉투」 실상은 결코 처음 드러난 일도 아니어서 놀랄 것이 못된다. 해답없는 논란처럼 「여전하구나」하는 것을 재확인했을 뿐이다. ◆그 조사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33.3%가 학교에 돈봉투를 가져간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이중 중산층이 44.3%이고 대졸이상의 고학력 학부모가 43.1%라는 사실이 암시하는 의미가 돋보인다. 쉽게 말해서 돈깨나 있고 많이 배웠다는 사람일수록 반대급부를 챙기는데 약삭빠르다는 우리 사회의 못된 습성이 자녀를 키우는 교육에서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다. ◆하기야 지금 이 사회는 2세교육의 본질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공교육비 투자재원증액에 대한 정책배려는 외면한채 찬조금 폐지와 육성회비 인상을 놓고 기획원·교육부·교육청·교육위원회 등이 면피논쟁만을 하는 세상이다. 돈봉투를 받는 교사나 주는 학부모에게 누가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닭이 먼전지 달걀이 먼전지」 끝없는 논쟁이나 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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