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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문민정부 탄생할까/13일 유혈사태후 첫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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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문민정부 탄생할까/13일 유혈사태후 첫 총선

입력
1992.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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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론조사 「잠롱당」 지지 최고/조직·돈우세 불구 친군부당 고전/민주세력 「4당 연정」 가능성 고조【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지난 5월 군부통치에 항거,60여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실종되는 유혈사태 끝에 수친다 총리를 퇴진시킨 태국은 민간정부 출범을 위한 총선거를 오는 13일 실시한다.

푸미폰 국왕이 수친다의 후임으로 과도내각 수반에 임명한 아난 판야라춘 총리는 그간 국민의 민주화 열망을 업고 60여년간 태국정치를 주물러왔던 군부세력을 정치무대에서 밀어내는 힘겨운 과업을 수행,일단 군정 종식의 기틀을 다졌다.

이제 총선을 통해 민주정부를 수립하는 일만 남았다. 그러나 정치문화가 하루아침에 달라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종반에 접어든 총선분위기는 지난 총선때와 같이 매표 테러 협박 등이 난무하는 혼탁양상이 재현되고 있어 민주화의 길에 접어든 태국정치의 앞날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선거운동원이 피살되고 TV 논평가의 집에 화염병이 투척되는 등 곳곳에서 테러 협박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다. 군당국은 이러한 사태가 군부와 무관하다고 말하고 있으나 국민들은 군부가 지난 73년 민중봉기 때처럼 혼란을 야기,재집권을 꾀하려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이러한 혼탁선거 양상속에서도 이번 총선은 지난 3월의 총선과 마찬가지로 크게 친군부세력과 옛 야당인 소위 「민주화세력」이 맞붙고 있다. 친군부 정당은 차티차이 춘하반 전 총리가 새로 만든 차트 파타나당(국가개발당)과 프라만이 대표하는 차트 타이당(태국 국민당)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 정당에는 수친다 장군 등이 밀었던 전의원 등이 대거 들어가 있고 조직과 자금면에서 우세하다.

이에 비해 「민주화세력」으로 자처하는 진영은 5월 민주화시위를 촉발시킨 장본인 잠롱 스리무앙 전 방콕시장이 이끄는 팔랑 탐당(도덕의 힘),추안 리크파이의 민주당,차빌리트 용차이유드의 새여망당 등이 포진해있다.

그러나 어느 정당도 이번 선거에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는데다 태국의 정당 생리상 연립정부 수립때 무원칙한 이합집산을 거듭,총선후 정국 전망은 극히 불투명하다.

지난 7월말까지만해도 친군부정당이 유권자 밀집지역인 북동부의 가난한 농촌지역을 확고히 장악하고 있어 차트 파타나당이 상당한 의석을 확보,차티차이 전 총리가 차기 총리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유력했다. 반면에 잠롱은 인기는 있지만 그가 총리에 앉을 가능성에는 대체로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그러나 종반전에 들어서면서 표의 향방은 민주화세력쪽으로 급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되고 있다.

가장 최근 실시된 신뢰성 높은 여론조사에 의하면 팔랑 탐당이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잠롱이 차기 총리에 오를지 모른다는 결과가 나왔다.

「신나와트라 컴퓨터 통신그룹」이 전국적으로 6만여명이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는 팔랑 탐당의 인기가 종반전에 들어서 급상승,전체의석 3백60석중 가장 많은 72석이상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조사는 어느 정당도 과반수를 넘지못한 상태에서 팔랑 탐당이 새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중심정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민주당은 64석이상,새여망은 60석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친군부정당인 차트 파타나당과 차트 차이당은 각가 60석 정도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여론조사가 실제 선거결과로 나타나게 될지는 알 수 없으나 당초 예상보다 친군부정당이 고전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따라서 차기정부는 국민의 여망대로 반군정 「민주화세력」의 4당 연립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그러나 정치분석가들은 팔랑 탐당이 최다 의석을 차지한다고해도 잠롱이 연립내각구성때 다른 정당과 타협적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총리에 오르는 기회를 잃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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