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빙자 부유층 여성에 「사업자금」 갈취/자칭 IQ 백74… 자전적 삶 담은 책 화제도/도피중에도 회사설립 재기 꿈꾸다 덜미「출고에서 폐차까지」 자동차에 관한 모든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자동차서비스 대행업체 시티플랜(상호명 트리피아)을 세워 세인의 이목을 모았던 차지혁씨(38)가 3일 검찰에 구속되면서 회사창립 과정 및 사업확장을 둘러싼 황당무계한 사기행각이 드러났다.
『주머니의 2만3천원과 주위에서 모아준 5천3백만원으로 회사를 설립한지 1년도 되지않아 종업원 3천여명 매출목표 1천5백억원의 놀라운 기업으로 성장시킨 엉뚱한 청년…』
국졸학력인 스스로를 입지전적 인물로 부각시키기 위해 신문·잡지에 대대적인 이미지광고를 내고 자서전 「키재기」 1·2권 발간 등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던 차씨는 화려한 언변으로 부유층 미혼여성들을 농락해 돈을 뜯어내고 선의의 투자자들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파렴치 사기범에 지나지 않았다.
차씨는 90년 3월 결혼을 빙자해 여성을 농락,돈을 갈취한 혐의로 서울지검 남부지청에 구속돼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으면서 「지능사기꾼」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후 차씨는 특유의 수완을 발휘,같은해 11월 시티플랜을 세웠으나 1년만에 40억원대의 부도를 내고 잠적해 다시 수배를 받는 신세가 됐다.
검찰조사 결과 차씨는 시티플랜 설립전 미 예일대 경영학 박사라고 사칭,유명 마담뚜를 통해 K대 교수의 딸 K모양에게 『결혼하자』고 접근한 뒤 사무실 개설 및 사무기기 구입 명목으로 K양 부모에게 5억여원을 가로챈 것으로 밝혀졌다.
또 차씨는 시티플랜이 자금난을 겪게되자 모대학 음대강사였던 B모양에게 『예일대 경영학 석사 출신으로 유망기업을 경영하고 있다』고 구혼,사업비조달 명목으로 7천여만원을 받아 가로채기도 했다.
차씨는 특히 B모양과 사귀는 도중 사업자금난을 겪자 다른 여자와 결혼해 축의금으로 급한 불을 끄고 바로 이혼하는 등 결혼을 미끼로 한 사기행각을 수차례 벌여왔다.
차씨는 모양과 결혼,20일만에 이혼했는데 결혼식장에는 국회의원 등 유명인사가 보낸 수백개의 화환이 늘어서고 2억5천여만원의 축의금이 들어왔다고 수배도중 잡지 등과의 인터뷰에서 자랑하기도 했다.
차씨는 검찰조사 과정에서도 유명 여자연예인들의 이름을 들먹이며 화려한 여성편력을 과시하기도 했는데 본인 스스로 유명 아나운서를 포함,2백여명과 맞선을 보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더 많은 여성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실제로 차씨 검거사실이 알려진 뒤 신원을 밝히지 않은 여성들이 검찰로 전화해 『같은 수법으로 농락당한 피해자』라며 분개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한 수사관은 『본인이 걸핏하면 주장해온 IQ 1백74,특허출원 40여개,태권도·합기도 등 무술 12단,경영·선거기획가 등의 다양한 경력들도 대부분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피생활중 영화 「너에게로 또다시」 제작에 8천만원을 투자하기도 한 차씨는 최근 백화점 등 유통시장·은행·소비자를 연결해 물품을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할인혜택을 주는 「리베이트 유통방식」을 도입한 에이스 뱅크라는 회사를 설립,가맹점과 회원을 모아 재기를 꿈꾸다 검찰의 끈질긴 추적으로 검거됐다.<김승일기자>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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