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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소련 마구잡이 핵실험/20세기 최대의 범죄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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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소련 마구잡이 핵실험/20세기 최대의 범죄행위”

입력
1992.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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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타임스 “모스크바 포함 전국토 핵폐기장”/탈멘카시선 핵돌연변이 「황색어린이」 나타나시베리아 경작지대인 탈멘카시에는 3년전부터 황달로 인해 얼굴색이 노랗게 변해버린 이른바 「황색어린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뇌,간,순환계,신경조직 등에 중대한 결함을 지니고 태어난 선천적 기형아가 대부분이다. 탈멘카시에서 태어나는 신생아수는 한달평균 59명 정도인데 이들중 42명이 「황색 증후군」을 보이고 있다.

3년전부터 병인을 캐기위해 이곳에 몰려든 의학계와 과학계 전문가들은 「황색어린이」들이 제3세대 핵돌연변이체라는 소름끼치는 결론을 내렸다.

탈멘카시는 1949년 8월29일 소련 최초의 핵실험이 이루어진 카자흐스탄공화국 세미파라틴스크로부터 2백50마일 떨어진 지점.

탈멘카시에 등장한 제3세대 핵돌연변이체는 훼손된 자연의 잔인한 복수를 그대로 보여준다. 그러나 탈멘카시는 소련의 무모한 핵실험이 불러온 재앙의 극히 적은 부분만을 증언할 뿐이다.

「LA 타임스」지는 2일자 기획기사를 통해 『구 소련이 자연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추진한 핵실험이야말로 20세기 최대의 범죄행위』라고 규정했다.

이 신문이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49년이래 세미파라틴스크에서만 무려 1백22차례의 지상 원폭실험이 이루어졌고 우크라이나의 광산지대로부터 시베리아의 삼림지대에 이르기까지 1백15발의 핵폭탄이 산업용 목적을 위해 사용됐다. 한 예로 볼가강 하구에 초대형 오일과 가스 지하저장소를 만들기 위해,혹은 시베리아 유정에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소련 당국자들은 주저없이 원폭을 터뜨렸다.

그 뿐이 아니다. 고농도 방사능을 뿜어내는 핵폐기 물질은 정기적으로 호수와 강속에 던져졌고 심지어는 식수원 근처에까지 버려졌다. 낡은 핵원자로들 역시 아무런 대책없이 바닷속으로 수장되기 일쑤였다.

핵폐기물에 의한 방사능의 피해는 러시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 과학자들 사이에 아예 「방사능 화장실」로 통하는 카라차이호수는 북부 러시아지역을 관통해 바다로 흘러드는 오브강에 연결돼있어 죽음의 물을 외부세계로 거침없이 흘려 보낸다. 해안가에 자리잡은 많은 원자력발전소 역시 대서양과 북태평양으로 폐수를 내보낸다.

모스크바와 세인트 페테르부르크 도심지역에서도 비밀 핵폐기물 저장소가 존재할 정도로 구 소련의 전국토는 차라리 거대한 하나의 핵폐기물처리장이다.

9백만명의 시민들이 터를 잡고 있는 모스크바에만 6백개소의 비밀 방사능물질 폐기장이 들어서 있다. 휴일마다 모스크바 주민이 즐겨찾는 이즈마이로프스키 공원에도 방사능 폐기물처리장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냉전시대중 소련이 핵폭탄 제조를 위해 저장해 놓은 방사능 물질도 큰 문제로 지적된다.

구 소련의 전략요충지에 저장된 방사능 동위원소 플루토늄은 1백30톤. 단지 3백파운드의 플루토늄을 전세계인들의 폐속에 골고루 퍼뜨릴 경우 전체인류가 몽땅 암으로 사망하게 된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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