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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론디」의 남편 사업가변신/본지연재만화 주인공 대그우드 “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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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론디」의 남편 사업가변신/본지연재만화 주인공 대그우드 “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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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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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애환그리기 “끝”/자영업자 적극적 삶 예고세계 최정상의 인기신문 연재만화인 「블론디」(한국일보특약,매일 9면 게재)의 남자주인공 대그우드가 드디어 월급쟁이 생활을 청산,사업가로 모습을 바꾸었다.

대그우드는 그동안 월급쟁이의 희로애락을 진솔하게 보여줌으로써 전세계 봉급생활자들로부터 큰 공감을 얻어왔는데 지난 2일자로 사표를 던졌다. 「블론디의 남편」은 직장을 박차고 독립하는 샐러리맨의 「마지막 꿈」을 실현 한 것이다.

대그우드의 사직은 사실 1년전부터 작가 딘 영이 은밀히 추진해왔다. 블론디가 이미 지난해 9월 평범한 미 가정의 「만년전업주부」를 졸업하고 활동하는 사회인으로 변신하면서 이런 변화는 예고됐다. 항상 식탐하는 대그우드에게 맛있는 요리를 제공하던 솜씨를 살려 캐이터링 비즈니스 우먼(출장요리업자)으로 독립한 것이다. 대그우드의 탈샐러리맨의 작전을 위한 복선이었던 것이다.

사직한 대그우드는 따라서 자연스럽게 아내의 캐이터링 비즈니스를 돕게 된다.

하지만 대그우드의 「탈출」은 블론디 만화를 애독해온 전세계의 수많은 샐러리맨들에게 아쉬움을 남기는 것도 사실이다.

출근시간에 대려고 허둥대다가 파자마만 입고 집을 나서는 모습,근무시간중에 간식을 먹거나 졸다가 야단맞는 모습,지각을 감추려고 도둑고양이처럼 살금살금 사무실에 숨어들지만 월급인상을 위해선 사표제출도 마다않는 대그우드의 양면은 모든 샐러리맨들의 심금을 울렸다. 특히 최근들어 컴퓨터 보급에 따른 사무자동화로 자리를 위협받는 장면 등은 오늘날의 샐러리맨 모습과 심리를 그대로 묘파하고 있다.

부인을 도와 잔디를 깍기보다 낮잠을 고집하다 아내와 다투는 그의 휴일도 여느 샐러리맨과 다를바 없었다.

이런 대그우드가 끝내 사표를 던짐으로써 블론디 만화는 이제 대그우드 부부가 자영사업을 운영하면서 겪어야 하는 애환으로 바뀐다.

블론디를 전세계에 보급하는 킹 피처 신디케이트의 아만다 해스 대변인은 『캐이터링 비즈니스의 기반을 닦기위해 잠 못이루는 대그우드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블론디 만화가 수동적인 하루하루의 삶을 꾸려가던 대그우드적 생활방식에서 탈피,애독자들을 치열한 삶의 현장으로 끌어들일 것임을 예고한다.

그러나 해스 대변인은 독자들의 흥미를 반감시키지 않으려고 블론디의 미래상에 일체 함구로 일관했다.

여기에서 애독자들은 대그우드가 본래 철도사업계의 거물 J 볼링 범스테드의 아들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가 비록 직장에서는 「고약한」 사장에게 무능한 인물처럼 낙인찍혔지만 천부적인 사업가의 아들답게 어떤 수완을 발휘해 회사를 키워나갈지가 관심거리다.

또 앞으로 등장할 요리전문가인 제3의 여주인공과의 수직적 인간관계가 어떤 형태로 펼쳐질는지 흥미를 끈다.

만화 블론디는 현 작가인 딘 영의 부친인 칙 영이 지난 30년 대공황에 찌든 미 가정에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미 신문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재기발랄한 미모의 여성 블론디와 세상물정 모르는 대그우드 범스테드의 러브스토리로 시작된 블론디는 33년 두사람이 결합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지난해엔 아내 블론디가 사회에 진출한데 이어 이제 대그우드까지 직장을 그만둠으로써 「블론디」는 바야흐로 제3막에 접어들었다.

지난 73년 작고한 칙 영의 뒤를 이어 블론디 만화를 그리는 딘 영은 『대그우드와 블론디간의 변치 않는 사랑을 바탕으로 급속히 변해가는 세태와 삶을 가감없이 보여주겠다』고 의욕을 불태운다.

현재 한국일보를 비롯,전세계에서 35개 언어로 번역돼 54개국의 2천여 신문에 매일 게재되는 블론디는 그동안 28차례에 걸쳐 영화화되는 등 신문만화의 상징적 존재로 그 성가를 떨쳐왔다.<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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