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재원용 방탄복 주문 쇄도/비상시 위기관리 자문사도 각광【동경=문창재특파원】 일본인은 세계에서 가장 돈많은 사람들이지만 신변안전이라는 면에서 아주 허술하다.
일본인을 노리는 테러,납치,살인사건이 세계 각지에서 끊이지 않고 있고 이에 따라 최근 일본에서는 방탄복 판매 등 「보안산업」이 크게 번창하고 있다.
요즘 부쩍 각광을 받고 있는 방탄복은 첨단 섬유제품으로 가볍고 활동하기 편안한데다 뛰어난 안전성을 갖추고 있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착용했는지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지난 2월부터 미국제 방탄복을 수입,판매중인 일본 MIC사는 『특히 대기업으로부터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얼마전 어떤 은행이 32벌의 방탄복을 방탄차와 함께 구입했으며 자동차 및 전기제품 제조회사 등 모두 7개사가 10∼40벌씩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고객 기업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대개 정세가 불안정한 남미나 동남아지역의 주재원이나 출장자를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오는 10월부터는 방탄복 대여업도 시작할 예정인데,주로 해외출장자를 대상으로 상해보험과 연계해 2백벌을 상비해 놓을 계획이다.
현재 일본에서 인기있는 섬유방탄복은 대부분 미국산이다. 강철보다 7배나 강한 아라미드 섬유와 탄소섬유로 제작한 것이 일반적인데,충격 흡수효과 이외에도 탄환이 닿는 순간 그 열로 주위가 녹으며 탄환을 멈추게 한다.
와이셔츠 속에 입으면 겉으로 전혀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부피가 작고 가벼워 경찰에서도 착용을 검토중이다. 가격은 15만엔선(95만원 상당).
방탄복과 함께 「위기관리회사」도 번창하고 있다.
런던에 본부를 둔 세계 최대의 위기관리 건설턴트회사인 콘트롤 리스크사가 일본에 진출한 것은 지난 5월.
유괴,테러,전쟁 등 비상사태때 대응방법에 관한 실천적 지식을 고객기업에 제공하는 회사로,본사 직원 1백60명중 실무담당자는 대부분 군·경찰·정보기관 출신이다.
연간 자문료는 수천만엔에서 수억엔에 이르는 거액이지만 각종 위험에 직면하고 있는 기업으로서는 『그것이 버리는 돈이 아니라 전향적인 투자이기 때문에 최근 경기후퇴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이 위기관리회사측의 설명이다.
이 분야의 선발국인 미국과 유럽 각국 회사들이 최근 속속 일본에 진출하고 있다.
테러나 유괴 못지않게 두려운 것이 해외에서의 질병 및 사고. 이러한 위험을 대상으로한 의료보조회사도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보험이 금전적인 보상인 반면 이 회사들은 환자와 부상자들을 직접 돌보는 것이 특징이다.
파리에 본사를 둔 오버시즈 트래블 어시스턴트사의 동경사무소측은 『필요하다면 전용기를 띄워서라도 환자를 수송한다』고 자랑했다. 이 회사가 지난 91년 한해동안 다룬 12만6천건중 일본인과 관련된 사건은 1만8천여건.
감기에서 사망에 이르기까지 인명에 대한 모든 것을 취급하고 있는 이같은 회사는 현재 일본내에 5개사가 있다.
현재 세계를 누비고 있는 일본인들은 대략 62만명 정도. 지난 90년 해외에서 사건·사고에 휘말린 일본은 1만2천4백여명이고 올들어 지난 1∼7월중 17명의 일본인이 살해됐다.
일본인의 피해가 갈수록 늘어나자 외무성은 지난 3월 「해외에서 우려되는 유괴대책」이란 책자를 5천부 찍어 각 해외공관과 주요 기업체에 배부하기도 했다.
외무성은 『해외에서의 테러,유괴 등 사건발생건수는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일본인이 관계된 사고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며 『일본은 자국인 보호대책에서 후진국이라는 말이 있는데 기업 스스로 안전대책 마련에 힘쓸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같은 신종 비즈니스는 「경제동물」 일본인이 지불해야 하는 새로운 비용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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