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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카스트로체제에 자부심(세계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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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카스트로체제에 자부심(세계의 창)

입력
1992.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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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경제/자립의 길 “순탄”/오랜 대소 의존 과감하게 탈피/외자유치등 새발전전략 적중/식량·석유난 해소에 서광아시아 이외의 지역에서 유일하게 남은 공산국 쿠바가 사회주의 자립경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소련 및 동유럽 사회주의권 붕괴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사실이지만 식량,석유 등 전략산업에서 서광이 엿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 사이에선 「포스트 카스트로」체제에 대한 자신감마저 생겨나고 있다.

쿠바는 지난 7월에 열린 인민권력 전국회의(국회)에서 대담한 헌법개정을 단행하여 정치 경제 외교 등 각 방면에서 신국제질서에 적응하면서 오랜 소련 의존을 과감히 탈피,자립형 사회주의 건설로 나아가는 법적 기초를 정비했다.

쿠바가 현재 식량 및 석유부족 사태 등 단순히 물자난에 그치지 않고 보다 근본적인 경제난에 직면해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면만을 보고 카스트로정권의 붕괴가 임박했다는 서방언론의 보도는 일면적,단선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80년대이후 쿠바는 외화사정이 악화,자본주의국가에 대한 누적채무가 위기적 상황으로 빠져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사회주의제국의 붕괴는 72년이래 코메콘(경제상호원조회의)에 과도하게 의존해오던 쿠바경제를 뒤흔들어 놓았다. 그때까지 쿠바의 대외무역의 85%가 사회주의제국에 편중돼 있었을 뿐만 아니라 대소 무역에서 사탕의 수출과 석유의 수입에 대해 특혜적인 보조금을 받아왔는데 이 액수만도 연간 30억∼40억달러나 됐던 것.

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의 몰락으로 막대한 원조를 상실했을 뿐 아니라 주요 수출품인 사탕,니켈 등의 대체 수출시장을 찾아야하는 부담을 안게 되었다. 과거 사회주의제국에 의존해온 석유(수요의 99%를 소련에서 수입),식량(소맥에서 버터까지 광범위한 품목을 사회주의제국에서 수입),기계류,공업제품 등의 구입선을 돌려야 하는 것은 물론 금년부터는 전면적으로 국제시장가격으로,그것도 경화로 결제하지 않으면 안되는 삼중고를 안게 되었다.

지난 32년동안 미국의 경제봉쇄를 감수해온 쿠바는 이제 구 소련 및 동유럽에서 사실상의 경제봉쇄를 당하는 형국이 되었다. 카스트로는 이를 「이중의 경제봉쇄」라고 부르고 있다.

원조상실의 타격으로 91년 수입능력은 위기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89년의 50%로 떨어졌으며 금년은 48%선까지 악화될 전망.

쿠바정부는 대응책으로 식량의 자급화와 내핍정책을 실시하기에 이르렀다. 이미 90년말까지 사실상 모든 식료품 및 소비물자를 배급제로 전환했으며 일부 공장의 폐쇄,버스단축운행,자동차대신 자전거타기,농촌에선 트랙터 대신 우마차의 등장 등으로 석유,가솔린 절약을 철저히 시행하고 있다.

수입능력의 격감에도 불구하고 일반대중의 생활이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듯이 보이는 것은 「혁명의 성과」에 힘입은바 크다.

현재 라틴아메리카의 거의 대부분 국가들이 경제불황과 누적채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채택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과는 정반대의 「충격타개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금년 1·4분기 동안에 나타난 일부 식료품의 생산증가,니켈 및 철강의 생산증대가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

문제는 차라리 석유공급 차질에 있다. 쿠바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금년부터 러시아외에 이란,중국 등으로 구입선을 다각화하는 외에 캐나다,프랑스 등의 석유회사와 합작으로 쿠바 연안의 시추작업을 벌이고 있는데 예상외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

쿠바 국민들은 경제의 부분적 회복과 함께 구 소련 및 동구권에서 사회주의 붕괴후 일어나는 경제적 혼란과 각종 범죄의 증가,적대국 미국에서의 흑인폭동으로 자신들의 체제에 오히려 자신감을 얻고 있다.

쿠바는 현재 새로운 경제발전 전략을 추진중에 있다. 관광업 등에 외국자본을 유치하는 것이 그 일례다.

거대한 외부충격 앞에서 비틀거리면서도 붕괴되지 않고 새로운 세계현상에 적응하기 위한 새로운 출발을 한 쿠바의 장래가 과연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조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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