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사상 첫 남녀 성대결서 여자인 빌리 진 킹이 남자인 보비 리그스를 완파하여 여권운동자들이 쾌재의 함성을 올린 것은 19년전인 73년이었다. 당시 리그스는 선수생활서 은퇴한지 오래되는 55세의 중년이었고 킹은 전성기를 구가하던 29세의 챔피언이었던 만큼 처음부터 여성의 승리가 예정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로부터 12년뒤인 85년에는 67세의 리그스가 31세의 겔롤라이티스와 복식콤비를 이루어 20대의 여장부 나브라틸로바슈라이버조에 도전하였으나 복식 성대결서도 남자가 완패하고 말았다. 오는 25일 프로복싱경기로 널리 알려진 미국 라스베이가스 시저팰리스호텔에서 3번째 테니스 성대결이 벌어지는데 이번에는 비슷한 연배의 남녀 대결이라는 것이 전과 다르다. ◆프로대회서 1백9회나 우승한 40세의 지미 코너스가 남자대표로 나서고 이에 맞서는 여자는 남녀 통틀어 최다우승기록(159회)을 지닌 35세의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다. 코트의 악동이라는 별명을 가진 코너스가 테니스의 여제로 불린 나브라틸로바나 전성기를 넘기기는 했으나 바로 얼마전까지 남녀 테니스의 정상으로 군림했던 스타여서 이들의 대결은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개되지 않은 출전료가 있기는 하지만 상금 50만달러는 승자가 독차지하고 패자에게는 상금이 전혀 없는 것이 이번 성대결의 특징이어서 두 선수는 명예도 명예지만 50만달러의 상금 독차지를 위해서도 물러설래야 물러 설수도 없는 상황이다. 정상규칙으로는 아무래도 여자가 불리하기 때문에 사이드라인을 양쪽으로 2피트씩 넓히고 코너스의 서비스를 1회로 제한하는 특별규칙에 양측이 동의했다. ◆특별규칙이 적용되면 코너스는 마음놓고 강서브를 휘두를 수 없고 나브라틸로바는 넓어진 사이드라인을 이용하여 코너스를 상당히 괴롭힐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따라 당초 41로 코너스의 승리를 점치전 승부 도박도 31,21로 좁혀 들고 있다는데 챔피언들의 전쟁이라는 이름을 내건 이 대결에서 과연 누가 이길 것인지 벌써부터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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