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성장기여율 47% 기록 “고지탈환”/재고도 7천억 감소… 경제 「거품빼기」 임박제조업이 제 역할과 위치를 회복했다.
견실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할 제조업은 한동안 건설·서비스업에 주도권을 빼앗겨 왔다. 심지어 89년 1·4분기에는 전체 성장에 대한 기여율이 13.2%로까지 곤두박질 했다. 전체 성장을 1백으로 봤을때 제조업은 고작 13.2%를 기여했고 나모지는 주로 건설·서비스업에 의한 성장이었다.
그러던 제조업 성장기여율이 지난 2·4분기중엔 47.1%를 기록,제 위치를 탈환했다.
물론 2·4분기중 GNP 성장률이 6.0%로 예상보다 훨씬 낮은 것은 정부의 경제안정 정책이 도를 지나치는 바람에 우리 경제성장이 과잉감속한게 아니냐는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
따라서 보다 정확한 경기분석을 위해서는 각 부문별로 하나하나 관련 수치들을 한꺼풀씩 벗겨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우선 성장률이 당초 전망치 7.3%보다 크게 낮은 6.0%에 그친데에는 건설업의 마이너스성장과 민간소비 진정이 커다라 역할을 했다.
건설업은 2.7% 마이너스 성장했다. 건설업을 제외했을 경우의 성장률은 8.7%로 추정된다. 따라서 건설업이 전체 성장률을 1.7% 포인트 가량 끌어내린 셈이다.
건설업만을 놓고 보면 주거용건물과 상업용건물이 15∼17% 감소했고 사회간접시설 건축공사인 공공건설과 민간토목건설은 각각 12.8%와 29.7%씩이 증가했다. 외형상으로는 건설업이 마이너스성장을 했지만 내용상으로는 과도한 소비성건설이 위축된 반면 산업기반시설 확충사업은 꾸준히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것은 당초 정책당국이 과열건설경기를 진정시키고자 나섰을때 설정한 목표이기도 했다.
또 건설투자가 2.9% 줄었다고 하지만 GDP(국내총생산)에 대한 건설투자의 비중은 21.6%로 여전히 높은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일본은 이 수치가 최고로 높았을때도 17.8%에 불과했다.
민간소비도 7.0%가 증가,85년 3·4분기의 5.7% 이후 7년만의 최저치였다. 민간소비가 줄어든 내역을 살펴보면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내구소비재의 소비가 4.9% 감소했다. 카펫 커튼 등 가정용 비품도 2.4%가 줄었다. 직접소비재 수입은 0.5%가 줄었고 내구소비재 수입도 1.1%가 줄어 그동안 과소비로 분류되던 소비행태가 현격히 둔화됐음을 드러내고 있다.
재고도 7천1백51억원이 감소했다. 특히 전분기엔 공산품 재고가 3천6백90억원이나 증가했으나 이번에 6백억원이 줄었다.
전체 상승률을 끌어내린 주요부문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우리경제가 질적인 건실화 과정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한가지 정확한 원인이 파악되지 못하고 있는 부문이 바로 설비투자의 둔화이다.
제조업 설비투자가 4.3% 증가에 그친 것은 지난 2년간 석유화학 시멘트 자동차 등의 분야에 이미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탓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금융긴축 탓으로 볼 것인지,정치사회적 불안 탓으로 볼 것인지의 여부가 향후 정책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다.
89∼90년의 상황을 돌이켜보면 시사하는 바가 많다. 성장감속에 대해 총체적 위기라는 상황진단이 우세해 각종 부양책이 뒤따랐지만 결과는 물가불안과 부동산투기 가속 등 부작용 투성이었음을 누구나 기억하고 있다. 경제안정기조의 정착고비에서 2·4분기 경제실적치는 정책당국의 안목과 실천의지를 시험하고 있다.<홍선근기자>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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