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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현대음악 지평넓힌 거목/타계한 원로작곡가 금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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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현대음악 지평넓힌 거목/타계한 원로작곡가 금수현

입력
1992.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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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 김말봉 시 곡붙인 「그네」 명성/음악교육을 통한 문화운동 헌신31일 73세를 일기로 타계한 원로작곡가 금수현씨는 현대음악 초창기에 활발한 창작활동과 음악교육을 통해 국내 음악계의 지평을 넓힌 거목이었다.

「세모시 옥색치마…」로 시작되는 가곡 「그네」를 비롯해 「파랑새」 「산타고 들을 건너」 등 주옥같은 명곡으로 일제 강점기에 이어 한국전쟁으로 황폐해져 가던 국민들의 정서를 아름답게 가꾸는 한편 일선 교육현장에서 누구보다 정열적으로 음악교육을 통한 문화운동에 앞장선 선구자였다.

지난 4월초 지병인 당뇨병이 악화돼 호흡곤란 등의 합병증으로 서울 중앙병원에 입원,치료를 받아온 그는 4개월에 걸친 기나긴 투병생활 끝에 가족들과 음악인들의 쾌유를 비는 정성을 뒤로 하고 눈을 감았다. 금씨는 지난 70년 창간한 「월간음악」의 편집인겸 발행인으로 투병전까지 심혈을 기울여 왔으나 믿었던 사람에게 운영을 맡겼다가 운영난에 빠지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919년 부산에서 태어난 금씨는 부산 제2상업학교(현 부산상고)를 졸업한뒤 음악으로 진로를 바꿔 일본 동경음대에 진학,본격적인 음악수업을 쌓았다. 41년 일본에서 귀국한 금씨는 동래여고에서 교편을 잡던 46년 장모인 소설가 김말봉씨(61년 작고)의 시에 곡을 붙인 「그네」를 발표하면서 작곡가로서의 명성을 얻었다. 그는 대다수 서양음악 전공자들과는 달리 기독교적 취향보다는 유교 혹은 불교적 토양에서 빚어진 전통적인 한국의 정서를 작품에 즐겨 담은 작곡자로 꼽히고 있다. 그는 40년말 국민들의 정서 함양을 위해 「노래하자회」를 만들어 문화운동 차원에서 음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한국의 명시를 가곡으로 만들어 「파랑새」(한하운 시) 「완화삼」(조지훈 시) 「파도」(유경환 시)같은 많은 애창가곡과 가곡집 「그네」 「그네에서 그림까지」를 냈다. 70을 넘긴 고령에도 지난해에는 공연시간 2시간30분에 이르는 대형오페라 「장보고」를 9년간의 작업끝에 완성,쉼없는 창작열을 보여주었다. 광복후 김씨 성을 금씨로 바꾸고 3남1녀의 이름을 모두 한글로 짓는 등 한글전용에도 앞장서 81년 외솔상을 받기도 했고 음악용어의 우리말화에도 관심을 쏟아 「표준음악사전」 「음악멋말」 「음악의 문」 등 10여권의 관련서적을 발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전혜금씨(70·금잔디유치원장)와 금난새씨(45·수원시향 상임지휘자),누리씨(41·국민대 조소과 교수),노상씨(39·광주시향 상임지휘자),외동딸 내리씨(43·단국대 화학과 교수) 등 3남1녀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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