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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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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동맹 정상회담이 1일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에서 열렸다. 6일간이나 계속되는 이번 회의에는 세계 1백8개의 비동맹운동(NAM) 회원국이 참석하나 필리핀 브루나이 우즈베크 등 3개국이 추가로 가입할 예정이어서 회원국은 1백10개국이 넘을 모양이다. ◆비동맹 정상회담은 이번이 10번째이다. 89년 유고서 9차회담이 있은지 3년만에 열리는 셈이다. 이번 회담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다는 것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1955년 반둥에서 비동맹회의가 처음 열렸기 때문이다. 당시의 참가국은 29개국에 불과했다. 개최도시는 다르지만 37년만에 산실에서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그동안 세계정세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단적인 예로 비동맹운동의 창설 주역의 하나였고 3년전 정상회담을 주최한뒤 지금까지 막강한 의장국으로 행세해온 유고가 쫓겨날 위기에 처해있다. 내전과 관련해 이슬람권 국가들이 유엔과 비동맹에서 유고를 축출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유고 내전을 유발시킨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해빙의 물결은 비동맹에 있어 그 존재 이유와 진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할 정도로 커다란 변화이다. 원래 비동맹이란 미소간의 대립이 치열했을 때 주가가 잔뜩 올라갔던 일종의 냉전체제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이제 미국과 소련이 손을 잡은 지금 비동맹 중립은 설 자리가 없어져 버렸다. ◆이처럼 비동맹그룹이 약화됨에 따라 관심을 끄는 것은 북한외교의 향방이다. 북한외교는 과거 소련 동구 중국 등 공산국가들과의 진영외교,그리고 비동맹국가들과의 제3세계 외교가 주축이었다. 공산국가들의 몰락으로 진영외교는 북한 독점시대에서 남북한 공유로 바뀌었고 제3세계도 자체 입지가 흔들흔들하고 있다. 북한외교가 활로를 찾으면 고립에서 개방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길 밖에 없다는 생각이 새삼 절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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