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정국이 성큼성큼 다가오자 각당의 대선후보 진영은 지금까지 해온 대선행보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선거전의 두뇌역할을 할 대선기획단 정식발족과 뒤이을 선거대책본부의 구성이다. 민자당은 기획단구성에 이어 김영삼체제의 여세를 몰아 9월초에 가서 선거대책본부를 발족시킬 계획이다. 민주당도 이미 김대중대표 비서진과 특별보좌역 보강을 마쳤고 9월초 선거기획단을 발족시킨뒤 곧바로 대책본부를 구성할 계획이다. 그런가하면 국민당은 3당중 맨먼저 기획단을 본격 가동시켰고 대책위를 구성한뒤 대책본부 발족을 서두르고 있다. 각 후보진영은 이번 선거가 역대 어느 선거보다 실질적인 선거운동기간이 길다는 점을 감안,마라톤 경주에 나선 선수처럼 시간대별 장기계획도 세우고 있다. 따라서 초반 중반 종반 그리고 막판 등 선거전의 시기에 따라 전략수립이 다양하다고 볼 수 있다. 각당의 선거운동은 가을 정기국회와 함께 이미 본궤도에 접어들게 돼있다.◎민자/전 관료 등 총동원 「YS개혁」 홍보/13개 세부기획단 구성 「지·학연 득표」 계획
민자당은 지난 28일 김영삼총재 체제출범과 함께 그동안 대선기획단(단장 김영구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진행시켜온 선거실무 준비작업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는 모습이다.
민자당은 ▲종합기획(간사 김영진) ▲조직(이해구) ▲청년(하순봉) ▲선전·홍보(조부영) ▲여성(주양자) ▲직능1(김채겸) ▲직능2(유흥수) ▲직능3(이인제) ▲직능4(김한규) ▲직능5(강삼재) ▲정책기획(권해옥) ▲수도권대책(안찬희) ▲정세분석(김영수) 등 13개단으로 나뉘어 운영돼온 기획단의 활동결과를 이번주초 김 총장이 김 총재에게 보고,중간평가회를 가질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 27일에는 최호중 전 부총리겸 통일원장관 등 전직 장관 8명,최일홍 전 체육부차관 등 전직 차관급 24명,전직 의원 26명 등 모두 58명을 정책평가위원으로 임명,원외에 산재한 이른바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총동원체제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이들은 앞으로 13개단별로 매주 모임을 갖고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한편 각기 지연·학연에 따라 득표전에 직접 나설 예정.
또 언론계 출신 국회의원과 당직자 16명으로 구성된 홍보대책위원회(위원장 박관용)는 최근 김 총재의 원외관련 사조직을 흡수통합,출전채비를 마쳤다.
이처럼 실무차원의 준비작업이 당초의 시간표대로 착실히 진행되고 있는 반면 대외적인 공식 선거대책기구인 선대위원회와 선대본부 구성문제는 그간 거듭된 내부 논의에도 불구,당안팎의 복잡한 사정으로 인해 다소 진통을 겪고 있다.
선대위원장은 김 총재가 직접 「교통정리」에 나서 박태준 최고위원을 이미 내정한 상태이나 부위원장과 선대본부장 인선은 당내 주류인 추대위측과 비주류 민정계 인사들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어 여전히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요컨대 김 총장의 선대본부장 취임에 따른 당조직과 대선기구의 일원화에 추대위측이 강력한 제동을 걸고 나선 것.
이에 따라 최근에는 「절충안」으로 ▲김 총장이 본부장을 맡되 김윤환·최형우·이춘구의원 등 7∼8명의 중진의원을 부위원장에 포진시켜 총괄·기획·조직·홍보·재정·직능·유세 등 분야별 또는 지역별 「역할」을 부여,선대위를 사실상 2원화하는 방안과 ▲본부장을 4∼5명으로 늘려 위원장 중심의 직할체제를 구성하는 2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선대기구 인선문제가 이렇듯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그 출범시기는 당초 김 총재의 의중대로 9월중순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비록 선거기획단 관계자들을 비롯한 일부 실무자들 사이에는 선대기구 조기 출범에 따른 사전 선거운동 시비나 선거분위기의 조기과열로 인한 여론의 비판을 우려,이를 10월로 늦추어야 한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으나 김 총재의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이동통신 문제 처리과정이나 총재취임 등에서 나타난 김 총재의 「변화와 개혁」 이미지가 야당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론의 흐름을 타고 있다는 판단아래 이같은 「상승국면」을 선대기구 발족을 통해 곧바로 본격 대선국면으로 연결시키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민자당은 이에 따라 법정 선거운동 시기전까지는 김 총재가 직접 나서거나 각종 매체를 동원한 홍보전에 선거전략의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는 계획이다.
오는 11월까지 가락동 중앙정치교육원에서 김 총재가 참석하는 지구당 당직자·지방의회 의원·지역협의회장 등 기간당원연수를 계속 진행하는 동시에 청년·여성 등 직능별 단합·결성대회를 동시 다발적으로 열어 김 총재 지지기반 확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
또 기획단내 직능1단(경제)의 김채겸,정필근의원과 최근 영입된 조경식 전 농수산부장관 임인택 전 교통부장관 허남훈 전 환경처장관 등은 각급 경제단체와 자신의 연고분야를 대상으로 활동을 개시했다.
이와 함께 정책분야에 있어서는 김 총재가 광범위한 중산층 유권자들을 겨냥,토지공개념·금융실명제 등 핵심 쟁점사안에 대한 모종의 결단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선대기구가 발족되면 민자당은 총력 유세지원체제로 돌입할 계획이다.
이 시기에는 자금과 정책,그리고 전국적 규모와 사조직인 민주산악회(회장 최형우의원) 등 외곽조직을 총동원,파상공세를 펼쳐 대세를 장악한다는 복안이다.<유성식기자>유성식기자>
◎민주/「뉴DJ상」 창출… 양김 차별화 주력/국감·대정부 질문서 6공 실정 파상공세
민주당은 지난주 김대중대표가 대통령후보로서 첫 기자회견을 가진데 이어 이번주중 대선기획단을 발족시킬 예정이다.
김 대표의 선거운동이 후보중심의 개인차원을 벗어나 거당적 차원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최근 무주에서 대통령후보로 선출된뒤 3개월간의 활동을 평가하면서 『뉴DJ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노력이 상당히 성공해 민주당이 정권을 맡아도 걱정없다는 점을 국민에게 널리 인식시켰다』고 말한뒤 『그러나 당내 일부에서는 승리의 확신을 갖지 못하는 등 거당적으로 선거운동에 매진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한바 있다.
따라서 김 대표 진영은 당내에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 우선 주력할 태세이다.
지난주 당무회의에서 조직과 운영원칙이 통과된 대선기획단은 선거대책본부가 발족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대선과 관련한 기획업무를 주로 담당하게 된다.
대선기획단은 단장외에 3명의 부단장과 총무·조직·유세·정책·기획·연수·홍보 등 7개의 위원회로 구성되는데 단장에는 민주계인 김정길·이부영 최고위원 등이 유력하다.
또 부단장에는 한광옥 사무총장,장재식 정책의장,조승형 김 대표 비서실장,장기욱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9월말께 선거대책본부가 공식 출범하게 되면 당이 완전한 선거체제로 진입하게 되며 선거준비위원회도 구성되는데 위원장에는 이 대표가 유력하고 본부장은 한 총장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부위원장에는 최고위원들이 선임돼 각 지역을 책임분담하고 부본부장에는 재야·군·당료출신의 의원들이 포진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또 이미 지난 17일 대선정책공약 개발특위(위원장 장 정책위 의장)를 구성,대선을 앞두고 당의 기존 공약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장 의장은 정책의 부의장인 유인학의원과 홍보위원장인 유종근박사와 팀을 이루어 정책개발업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경제·정치·사회교육·통일안보·여성청년·지역개발 등 6개 분과위별로 5∼10명의 위원을 선임키로 한 특위는 특히 물가안정·중소기업진흥·농민생활 수준향상·교육문제해결 대책마련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민주당은 또 15명 가량의 후보특보를 임명하는 등 후보 비서실의 인원과 기능을 대폭 보강해가고 있다.
민주당은 온건한 뉴DJ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김 대표의 취약부문인 비호남권과 중산층 유권자들의 지지를 최대한 이끌어낸다는데 전략의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민주당은 특히 이번 선거의 승부처가 될 청년층과 수도권·중부권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대선 때까지를 ▲대선기획단 활동시기(1단계) ▲선거대책본부 출범후 선거공고일까지(2단계) ▲법정선거운동기간(3단계) 등 3단계로 구분해놓고 있다.
1단계에서는 대선기획과 함께 당조직을 점검하고 김 후보의 이미지 홍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31일의 지구당 위원장회의에 이어 내달 4일에는 광역·기초의원 전진대회를 갖고 전열을 가다듬는 한편 정기국회 시작전까지 전국 지구당별로 정권말기 의혹사건 규탄 고발대회를 개최하는 등 외곽 분위기 조성을 꾀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 기간에 연수원·여성특위가 주관하는 각종 당원 연수회와 사회단체 초청모임에 참석하는 한편 러시아(9월6일∼10일)와 미국(9월13일∼20일)을 각각 방문한다.
2단계는 정기국회 개회와 겹쳐 원내 활동이 주무대가 된다.
의원들은 국정감사와 대정부 질의 등을 통해 정부·여당의 실정과 비리를 최대한 부각시키고 지구당별로 의정보고회를 통해 대국민 홍보전을 펴게 된다.
특히 6공의 「7대의혹사건」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면서 도덕성 공방으로 국회를 이끌 경우 이는 곧바로 대선분위기에 직결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법정 선거운동기간에는 막판 분위기 장악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이번 대선이 갖는 「국가차원」의 의미를 부각시켜 이를 대세에 연결시킬 계획이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대통령 한명을 뽑는 정치행사가 아니라 사회의 도덕성을 회복하고 흐트러졌던 민족정기를 바로잡는 기회라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본격적인 「양김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고 각종 사회단체와의 활발한 연대도 모색할 것으 보인다.
민주당은 초반의 자신감 확인을 막판에 가서는 선거국면 전체로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김광덕기자>김광덕기자>
◎국민/「경제통」 이미지 심기 극비책 추진/매일 새벽 작전회의… 특보들 도상연습도
국민당은 지난 7월중순께 대선기획단을 발족시켜 3당 가운데 가장 먼저 대권쟁취를 위한 장정에 돌입했다.
국민당의 대선준비체제는 대선대책위 아래에 대선 프로젝트를 수립,「머리」역할을 하게될 대선기획단과 집행기구인 선거대책본부로 골격을 갖추게 된다.
이중 핵심적인 대선기획단은 이미 인선을 마치고 극비의 보안속에 물밑 가동중이다.
이어서 김광일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하는 대선대책위의 조직이 보완되고 사무처를 확대개편해 선거대책본부를 발족하게 되면 국민당의 대선준비작업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 대선기획단과 사무처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국민당의 대선전략과 활동은 대부분 철저한 보안속에 가려있다.
대선기획단의 경우 사무실이 자리잡은 당사 16층에 외부인 출입이 통제될 정도로 은밀하게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매일 상오 6시 다양한 아이디어와 전략마련을 위한 정례회의를 거쳐 대선의 도상연습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로 드러난 대선기획단의 윤곽은 김광일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윤영탁 정책위 의장 차수명 대표비서실장 이병규특보 등 3인을 부단장으로 두고 있으며 이인원특보 이낙경 정세분석실장 채경석 정책조정실장 유종렬 정책5실장 등이 기획·홍보·조직·자금·유세 등 6개부문의 실무를 관장하고 있다.
이밖에 정주영대표의 특보시스템도 대권가도에 적지않은 역할을 수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기획단에 참여하고 있는 이병규·이인원특보를 비롯,김한길(공보) 김종식(조직) 조성숙(여성) 변정일씨(법률) 등 특보들은 담당별로 대선기획단과 연계된 프로젝트나 정 대표의 극비 지시에 의한 별도의 대선 준비업무를 각각 추진하고 있다.
국민당의 대선전략 수립작업은 마치 건설회사의 공사 수주전략처럼 비밀리에 진행되는 특징을 갖는다. 신생 정당으로 현실적으로 불리한 여건을 감안,막판 뒤집기를 위해서는 기존의 정치행태를 뛰어넘는 특단의 승부수를 마련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보안이 필수적이라는게 당직자들의 설명이다.
국민당의 대선전략은 「경제대통령」으로서의 정 대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재력을 바탕으로한 조직의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막노동자에서 한국 최고의 부를 이뤄낸 정 대표의 개인적 이미지와 국민당의 정책정당으로서의 특장을 강조,경제난국을 타개할 유일한 대안임을 부각시킴으로써 국민들의 기대와 희망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국민당은 이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자체 전열정비단계(초기),대국민 접촉 강화단계(중기),홍보총력단계(선거임박기) 등으로 나누어 세부전략을 마련중이다.
국민당은 정 대표가 필리핀 및 미국·멕시코 방문을 통해 외교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하한정국을 마무리짓고 9월중 조직정비와 당내 교육을 통해 당전열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40여개의 미창당 및 사고지구당 개편을 통해 지구당 조직을 완비하고 7월부터 계속해온 전국 지도부 및 지구당 사무국 요원들의 연수계획을 마무리,당내 조직을 정예화하는데 치중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같은 당내조직의 빈틈을 보완하기 위해 사조직의 확충작업도 병행한다.
국민당의 사조직은 이미 지난번 총선에서 그 「경제적 효율성」을 인정받은바 있다.
이미 알려진 지역사회교육협의회와 천지동우회 등 정 대표가 정계진출 이전부터 공들여온 조직과 함께 최근에 결성된 국민산악회,청년조직인 한민족문화연구소,여성조직인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여성들의 모임」 등 외곽조직을 전국적 규모로 확대 개편한다는 복안이다.
국민당은 이어 정예화된 당조직을 기반으로 지구당별 1만5천세대 8만명 이상씩의 당원을 확보하는 한편 정책토론회 등 행사를 통해 국민들과의 직접 접촉을 강화,공감대를 넓혀갈 계획이다. 마을·동단위까지 자체 조직을 확대해 전국을 그물망 같은 당조직으로 연결한다는 전략이다.
대선에 임박하면 일련의 정책광고와 시의에 맞춘 단발성 광고를 집중,전반적 분위기를 잡아가는 한편 대선기획단이 마련한 비장의 승부수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극비속에 마련중인 이 승부수는 총선때의 아파트값 공약을 뛰어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자신하고 있다.<이재열기자>이재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