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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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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신나치 극우파가 구 동독 항구도시 로스토크에서 「독일인을 위한 독일,외국인은 나가라」고 외치면서 연일 난동을 부린데 대해 이번엔 좌파 및 무정부주의자들이 반파시스트 시위로 맞서 위기감을 주었으나 큰 충돌은 없었다는 보도다. 이민족에 대한 편견은 어느 나라에나 있지만 독일은 나치시대에 극심했던 인종편견의 아픈 경험을 가졌으면서도 또 외국인 배척을 폭력화하여 「독일병」의 재발현상을 보인다. ◆2차대선 말기 독일에 징발되어간 외국인 노동자는 7백만명에 달했고 그들이 혹사당하고 죽고 하는 일 등은 그 사회에선 당연시 됐었다. 이런 일은 악순환을 거듭하여 독일로 진격한 소련군은 비전투원까지 마구 사살하는 잔인성을 보였다. 1945년 4월20일 소련군이 베를린에 진입하자 소련작가 일리야 에렌부르그는 말했다. 「죽음의 손이 저주받은 모든 도시의 문을 두드릴 것이다」 ◆여기저기 나붙은 소련군 포스터는 「병사들이여,그대들은 독일 땅에 왔다. 복수의 시간이 온 것이다」라고 선동했다. 그래서 독일인들은 그들이 소련인에게 가했던 것보다 덜할 것 없는 박해를 받았다. 나치는 「모든 것 위의 독일」을 외치면서 인종편견에 의한 살육을 역사상 가장 대규모로 벌였으나 그들 자신도 유례없는 희생을 겪은 것이다. ◆독일 당국은 극우파로 지목되는 인원을 도합 3만9천여명으로 추정한다니까 자국인구 7천9백여만의 0.05%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들이 세분화돼 있으면서도 죽은 히틀러에 대한 광신적 미련을 지니고 있고 그중 약 4천명은 폭력행사도 불사한다니까 비록 소수지만 큰 말썽을 낼 수 있어 주목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나치군이 유고슬라비아를 점령하고 있었을 때 유고인들이 나치에 항복한 것은 유고정부였지 유고 국민이 아니라고 여겼듯이,지금 독일에서 벌이지고 있는 외국인 배척도 신나치 몇사람의 소행일뿐 독일인의 행위로 볼순 없다. 독일 도시들이 불타고 있기 때문에 행복하다고한 에렌부르그의 말을 신나치와 좌파는 되생각해야 한다. 그들도 독일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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