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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S 바이러스 진정한 발견자 누구인가(특파원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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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S 바이러스 진정한 발견자 누구인가(특파원리포트)

입력
1992.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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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불·영 「검진법」 특허권 분쟁/자존심 건 한판승부/미 갈로·불 몽타니에 박사 87년이후 공동소유/「혈액검사법」 영 공적 최근 밝혀져… 재협상 주장/「엄청난 로열티」 관련돼 더욱 치열【파리=한기봉특파원】 에이즈 바이러스의 진정한 발견자는 누구인가. 지난 81년 첫 환자가 의학계에 보고된데 이어 84년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 바이러스가 발견된지 10여년만에 이 문제를 둘러싼 프랑스와 미국,영국의 자존심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에이즈 규명에 대한 뒤늦은 공적싸움은 국가적 긍지라는 의미외에 에이즈 검진기술의 특허권,즉 엄청난 돈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에이즈 바이러스를 추출,발견한 사람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의 몽타니에 박사와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갈로 박사로 공동 인정돼 있다. 에이즈의 원인을 찾아내기 위한 의학계의 경쟁은 국가적 자존심을 건 치열한 것이었다. 이 경쟁에 돌입한 미국과 프랑스의 두 연구소는 84년 거의 같은 시기에 에이즈 바이러스를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세상의 각광을 받은 쪽은 대규모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발표한 미국의 갈로 박사였다.

이때 이미 에이즈 항체를 검출하기 위한 진단상의 특허를 출연하고 있던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의 불만은 컸다. 파스퇴르연구소는 자신들이 분리해낸 바이러스균을 갈로 박사에게 보냈었고 갈로 박사가 발견한 병원균은 파스퇴르연구소의 것과 거의 일치했었다.

두 연구소는 법적인 싸움을 거쳐 87년 에이즈 바이러스의 공동발견자로 서로 인정하며 바이러스의 보균여부를 가리는 혈액검사기술의 특허권도 함께 소유한다는 합의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문제는 지난해 갈로 박사가 영국에서 발행하는 최고권위의 과학잡지인 「네이처」지에 자신이 발견한 바이러스는 사실 프랑스의 몽타니에 박사가 보내준 바이러스 표본이라는 사실을 시인하면서 부터 시작됐다.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프랑스정부와 파스퇴르연구소는 최근 에이즈 검사 특허로부터 나오는 이익을 반분하기로 했던 87년의 합의는 당연히 프랑스쪽에 유리하게 수정돼야 한다며 미국측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에이즈 검사의 특허권 로열티는 전세계적으로 5천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분쟁에 영국이 끼여들면서 문제는 더욱 복잡해졌다. 「네이처」지는 지난 7월30일 에이즈 바이러스의 발견에는 프랑스와 미국외에 영국이 중요한 공적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보도,파문을 일으켰다.

이 보도에 의하면 파스퇴르연구는 84년초 런던의 암연구소에 에이즈 바이러스를 보내 이를 증식 배양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당시 당시 파스퇴르연구소는 바이러스의 배양에 기술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이 분야에 명성이 높았던 영국의 암연구소는 배양에 성공,에이즈에 오염된 혈액검사방법의 개발에 결정적 기여를 한 셈이다.

파스퇴르연구소는 런던 암연구소의 기여를 인정,이 연구소에 서한을 보내 앞으로 예상되는 모든 수익을 나누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지금까지 파스퇴르연구소는 런던 암연구소의 기여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음은 물론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같은 새로운 주장이 제기되자 미국은 『파스퇴르연구소가 영국에 바이러스 배양을 부탁했던 84년초는 미국 갈로 박사팀의 연구가 완성됐던 시점』이라며 프랑스가 에이즈 규명의 공로와 이익을 뒤늦게 혼자 차지하려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갈로 박사의 번복 발언과 행위에 대한 조사가 완전히 이뤄져야만 특허권 재협상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이같은 3국의 불화에서 드러나는 것은 에이즈에 대한 의학적 업적이 어느 한나라만의 것이 아니며 논란의 주배경이 돈과 연결돼 있다는 사실이다. 현지 언론인들은 이같은 공적싸움이 의학의 발전을 위한 선진국의 협조정신을 훼손시킬 우려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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