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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비밀정보국 실체 드러나(USA TODAY/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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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비밀정보국 실체 드러나(USA TODAY/본사특약)

입력
1992.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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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즈강변 3억불 호화건물 “본부로 확인”/소설속의 007활동무대 등 실존사실로지난 83년간 영국정부가 대외적으로 공식적인 존재조차 인정하지 않았던 「비밀정보국」(Secret Intelligence Service,약칭 SIS)이 드디어 실체를 드러냈다.

2천명의 직원과 5백여명의 정보요원들로 구성된 영국 비밀정보국은 1차대전과 2차대전동안 눈부신 활약상을 보인 바있는 군 첩보국 MI6를 확대개편한 조직으로 미국의 중앙정보국(CIA)이나 구 소련의 국가안보위원회(KGB)와는 달리 이제까지 공식적인 실체가 없는 「그림자정보기관」으로 남아 잠행에 잠행을 거듭해왔다.

그러나 최근 템즈강변에 신축된 호화로운 고층빌딩이 바로 SIS의 본부 건물임이 확인되면서 비로소 전설적인 정보기관의 존재가 눈앞에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된것. 무려 3억달러의 비용을 들인 SIS 본부빌딩은 유명건축가 테리 패럴의 설계에 따라 푸른색 유리와 연노랑 색조의 콘크리트를 사용해 지은 특색있는 건물로 벌써부터 런던의 새로운 명물로 통한다.

처음에는 단지 국방부 부속청사 혹은 정부소유 건물로 알려졌던 이 빌딩의 진짜 입주자를 확인해준 곳은 외무부. 이곳의 한 고위관리는 템즈강변의 멋진 건물이 버지니아주 랭글리에 위치한 CIA본부나 모스크바 루비얀카에 있는 KGB본부의 영국판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정부의 끈덕진 침묵탓에 여지껏 공식적인 존재조차 인정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대학 출신의 수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비밀정보국은 내국인들에게는 물론 외국인들에게도 전혀 생소한 첩보기관이 아니다.

이언플레밍의 소설에 등장하는 007이라는 암호명을 가진 슈퍼 스파이 제임스 본드가 바로 영국 비밀정보국 소속의 요원으로 묘사되고 있기 때문.

명석한 두뇌와 학벌탓인지,우연인지는 몰라도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영국의 소설가들중에는 한때 정보국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이 적지않다.

영국 비밀정보국 별칭인 MI6와 인연을 맺었던 작가군에는 제임스 본드를 탄생시킨 이언플레밍을 비롯,「추운나라에서 온 스파이」로 널리 알려진 첩보소설의 대명사 존 르 카레,「제3의 사나이」를 써낸 그레이엄 그린 등이 끼여있으며 서머싯 몸,루드야드 키플링,말콤 머거릿지 등 기라성같은 글쟁이나 시인들 역시 왕년에 「그림자사나이」로 활동했던 전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써낸 소설속에 비밀정보국이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전세계의 독자들은 영국정부의 침묵과는 상관없이 자연스레 SIS의 실존을 받아들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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