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경제권 내년 공식 출범/북미 3국 협정체결 영향/동북아 경제권 추진 가속/중동·중남미도 활기찬 움직임/“시장 극대화” 긍정론속 “보호주의 초래” 부정론도동서 냉전 종식이후 21세기 세계 무역전쟁을 예고하는 징후들이 속출하고 있다. 유럽지역에 이어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3개국이 지난 8월초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을 타결지음으로써 세계경제는 이제 블록경제화에 따른 무역질서개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 24일 발표된 역사적인 한중 수교는 동북아는 물론 아시아전체의 경제협력 움직임을 가속화 시킬것으로 보인다. 이를 계기로 세계경제의 블록화 추세를 다시 짚어본다.<편집자주>편집자주>
사실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의 공중분해로 상징되는 동서 냉전 종식이후 세계각국은 정치 군사적으로는 집단 안보체제로 나아가고 있으며 경제적으론 지역경제협의체 구성과 블록경제화를 지향하고 있다. 어느면에선 이념의 자리를 경제가 대체해가는 측면도 엿보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21세기 국가 경제발전의 핵심열쇠는 이미 본격화되고 있는 세계경제의 블록화추세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밖에 없다고 경제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날로 보호무역주의의 장벽이 높아지고있는 오늘날의 국제무역 질서속에서 세계 각국이 블록경제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르는 것이다.
의미규정 정도에 따라 성격과 기능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겠지만 경제블록화의 가장 큰 특징은 회원국 상호간의 무역장벽이 철거됨으로써 사실상의 단일 경제권을 탄생시킨다는 점이다.
세계경제의 블록화는 해당 경제블록의 시장가치를 극대화 시킬 것이라는 긍정론과 함께 지역 이기주의에 바탕한 새로운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초래한다는 부정론이 팽팽히 맞선다. 세계경제의 블록화 추세를 지역별로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북미◁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개국이 14개월간의 오랜 협상끝에 지난 8월12일 타결지은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의 단일 경제블록 탄생을 선언하는 것이다.
총 3억6천만 인구에 6조달러의 시장규모를 가진 북미 3개국 시장을 통합한 NAFTA는 유럽공동체(EC) 등 기존 경제블록의 규모를 넘어서는 세계 최대규모의 무관세 자유무역지대를 창설하게 된다는 점에서 세계 무역질서 전반에 일파만파의 충격을 던져주고있다.
미국의 자본과 기술,캐나다의 풍부한 천연자원,멕시코의 값싼 노동력을 이상적으로 결합시켜줄 NAFTA는 유럽각국은 물론 대미시장 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 아시아 신흥공업국의 무역에 새로운 장애요인으로 등장하게됐다.
▷유럽◁
유럽지역은 이미 60년대 말부터 블록경제화의 사전 정지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EC 12개 회원국과 유럽 자유무역연합(EFTA) 19개 회원국으로 구성,내년 1월 공식 출범하게 되는 유럽경제지역(EEA)은 NAFTA와 함께 세계 경제블록화의 두 기둥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EEA가 출범하게 되면 기존의 EC 및 EFTA 상호간에는 일체의 관세,수입 수량규제 등이 폐지된다.
EC 각국은 현재 유럽 공동통화발행 및 중앙은행 설립 등 경제통합 완성과 정치적 통합을 목표로 삼는 마스트리히트조약의 체결·비준을 금년말까지 끝내기 위해 서두르고있다.
▷아시아◁
NAFTA 출현으로 가장 직접적 타격을 받을것으로 예상되는 아시아 신흥공업국을 포함,대다수 아시아국가들도 세계 경제블록화추세에 뒤쳐지지 않기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특히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는 최근 「세계경제의 장기 전망」이라는 한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경제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뒤 블록경제의 추진을 강력히 권유했다.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및 브루나이(84년 가입) 등 6개국으로 구성된 동남아국가연합 (ASEAN)은 역내 특혜관세 등을 통해 아시아지역 경제블록화의 기틀을 닦고 있다.
여기에 남북한 일본 중국 동북부 러시아 극동지역이 포함되는 동북아경제권 구상은 유엔의 측면지원과 당사국의 적극성을 바탕으로 가장 실현가능성이 높은 경제블록으로 지적되고있다.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 각료회의(APEC)와 말레이시아가 지난 90년 제창한 동아시아 경제회의(EAEC)는 지역경제협력체 실현을위한 구체적 계기가 마련될 경우 언제든지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관계 전문가들은 내다보고있다.
▷중남미◁
중남미 각국의 경제협력 움직임도 활발하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이미 지난 90년 북미 3국외에 콜롬비아 볼리비아 에콰도르 칠레 온두라스 등을 포함시키는 미주 자유무역권 구상을 밝힌바 있다.
또한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남미 4개국은 91년 3월 아순시온협정을 통해 오는 95년부터 공동시장(메르코수르)을 창설키로 합의했다.
남미 4국 공동시장 메르코수르는 조만간 칠레의 추가가입을 계기로 남미경제블록화에 견인차 역할을 할 전망이다.
▷중동◁
중동 산유국들은 걸프협력회의(GCC)라는 정치경제협력체를 통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있다.
지난 81년 이란 이라크전쟁에 공동 대처하기위해 결정된 GCC에는 사우디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UAE 오만 등 6개국이 속해있다.
GCC 국가와 비GCC 국가의 해묵은 반감극복이 향후의 과제로 남아있다.
▷아프리카◁
검은대륙 아프리카에도 경제통합의 바람은 거세다.
남아공을 제외한 남부아프리카 10개국은 지난 17일 나미비아에서 지역공동체인 남아프리카개발 공동체를 창설하는데 합의했다.
75년 5월 창설된 서아프리카 경제공동체(ECOWAS)와 80년 남아공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위해 발족된 남아프리카 개발협력회의(SADCC) 그리고 83년 중부아프리카 10개국이 만든 중부아프리카 경제공동체(CEEAC)는 아프리카 경제블록화의 상징적 기구들이다.<장현규기자>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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