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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여운/황영식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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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여운/황영식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2.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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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만 방문단(단장 이기택대표)은 28일 하오 학백촌 행정원장(국무총리)과 전복 외교부장(외무장관) 등 대만정부의 고위인사를 방문하는 것으로 공식일정을 마쳤다.지난 26일 하오 중정공항에 도착한 이 대표 일행을 장효엄 외교부차장이 영접하면서부터 시작된 대만당국의 환대는 연일 계속됐다. 촉박한 일정때문에 사전협의가 불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학 행정원장과 전 외교부장 등 정부관계자는 물론 유송번 입법원장 등 의회관계자들과의 만남이 쉽사리 이뤄졌다.

또한 현지 언론들은 연일 방문단의 움직임을 대서 특필했다.

그러나 그동안 대표단과의 만남에서 대만 당국자들이 쏟아놓은 한국정부에 대한 비난은 야당으로서도 귀가 따가울 정도로 신랄한 것이었다.

「최소한의 의무를 저버린 배신 행위」 「신의를 저버린 행동은 역사의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등 비외교적 표현일색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비난은 오히려 단교후 양국간 관계유지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갖게해주었다.

대만 당국자들은 입을 모아 『한중수교는 역사적 대세임을 인정하나 절차에 문제점이 있었다』면서도 『우리는 한국정부를 비난하는 것일뿐 한국 국민을 미워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비난의 표적을 한정시켰다.

대만당국의 얘기는 『한국정부가 우의를 배신해 대단히 불쾌하다. 그러나 양국 국민이 적이 돼야할 이유 보다는 실질교류를 증대해 우의를 유지해야 한다. 민주당이 중요한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대만당국이 국민앞에서 한국정부를 맹공,내정에서의 체면을 살리고 교류재개의 명분을 얻는데 민주당 대표단만큼 적합한 대화상대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또한 단교가 모든 관계의 단절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점에서도 민주당 대표단은 적시에 정부간 협상을 위한 기초공사를 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대표 일행의 대만방문이 모처럼의 초당외교로 결실을 보려면 한가지 조건이 있다.

이는 대표단이 돌아가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단교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대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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