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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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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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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모든 일에 너무 조급하다. 그로인해 새로운 제도나 정책이 정착되어 실효성있게 추진되지 못하고 시행착오를 빚기 일쑤이며 결과도 보지 못한채 흐지부지되고마는 경우가 많다. 그 원인을 따져보면 1차적인 잘못은 제도나 정책을 만드는 당국자들이 우리 현실을 무시하고 외국것을 무턱대고 모방하는데서 비롯된다. ◆하나의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려면 그 토양이 되는 사회여건이 기본이 된다. 서구에서 꽃피운 민주정치제도도 그렇고 성공한 교육제도나 세제 또한 마찬가지다. 형태와 법률조항만을 본떴다고 해서 똑같은 결과를 단시일안에 거둘 수는 없다. 과욕하다보면 부작용과 역기능이 더욱 커져 값비싼 대가만을 치르게 마련이다. ◆또다른 원인을 든다면 냄비바닥처럼 쉬 달아 올랐다가 쉬 식어지는 우리 국민의 조급한 기대감이 일을 그르치게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이다. 좀 느긋하게 대처하면서 잘못된 부분을 개선해가며 점진적인 발전을 기하려는 인내심을 보이지 않고,최선이 아니면 모두를 바꿔버려야 한다는 식이어서 차선도 얻지 못하게 된다. ◆교육감 선출방식을 당장 바꿔야 한다고 법석을 떠는 것도 예외가 아닐듯하다. 후보등록 없이 교육감을 선출하는 현행 방식이 결코 이상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후보등록을 하게하고 선거운동기간까지 둬 정치판 선거를 모방할 때 예상되는 부작용도 생각해봐야 한다. 또 후보등록제를 하면 공립학교의 현직 교장은 출마를 위해 사표를 내야 한다. ◆당선에 꼭 자신이 없는한 공립학교 교장이 사표를 내고 교육감후보로 나선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은 현직 교장들의 교육감 선출길을 봉쇄하는 것이 된다. 이른바 「교황선출방식」으로 교육감을 선출한 것이 서울로써 6번째다. 나머지 9개 시·도까지 해본 연후에 고치고 바꿀 점이 있으면 그때해도 된다. 너무 서둘다보면 교육자치 자체가 표류할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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