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경그룹의 제2이동통신 이동전화 부문 사업권 자진반납과 관련,국제공신력 문제가 걸림돌로 인식되고 있다. 사업권의 반납을 내부적으로 결정한 선경그룹이나 제2이동통신 사업의 차기정권으로의 이양에 합의한 정부와 민자당이 서로 발표를 미루며 미적미적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계약파기에 따른 책임은 서로 지지 않겠다는 속셈일 것이다.투자규모가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그것도 세계적으로 내로라는 다국적 기업들이 컨소시엄으로 참여,정부가 마련한 경쟁률에 의해 결정된 사업을 국내적인 이유를 내세워 백지화한다는 것은 분명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으로부터의 비난을 면키 어려운 사안임에 틀림없 다. 심할 경우 국제송사 발생소지도 안고있다.
언론들은 말썽많은 제2이동통신 사업이 차기정권으로 이양되게 된 것을 환영하면서도 공신력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선경이라는 재벌의 공신력이 떨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정부도 믿을 수 없다는 나쁜 이미지를 심어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제2이동통신의 백지화 여파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 기업전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을 정도다.
제2이동통신의 전말을 보아온 기자도 이같은 시각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었던게 사실이다.
그런데 전화를 걸어준 어느 독자가 이 사건을 보는 전혀 새로운 시각을 열어 주었다. 이 독자는 어느 외국 기업인을 만나 이동통신 문제로 얘기를 나눴는데 그 외국인은 『이동통신 사업권 백지화는 한국이 더 이상 아프리카의 미개국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대통령의 친인척이라도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을 경우 용납하지 않는다는 귀중한 전통이 생긴 것이다. 이번 사건은 오히려 한국이라는 나라와 전체기업의 대외이미지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하더라는 것이다.
얼마나 속시원한 개안인가. 작은 것을 잃음으로써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은 소중한 깨우침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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