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관계… 교역 늘어/미/민간기구 대사관 기능/일/수출입 규모 40억불… 다각적 경제진출/불한중수교는 오랜 우방 대만과의 단교라는 부수적 어려움을 불러왔다. 「반공 공동체」라는 전통적 관계를 떠나서도 대만은 연간 교역규모가 30억달러를 상회하는 무시할 수 없는 교역상대국이다.
대만 단교가 불렁올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고 양국간의 새로운 관계정립을 위해 다각적인 방향모색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한국에 앞서 중국과 수교하기 위해 대만과 단교한 서방국가들의 선례를 살펴본다.<편집자주>편집자주>
▷미국◁
미국은 지난 79년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수립하기 위해 대만과 단교했다.
이같은 조치는 미국이 50년대,60년대 대만을 공산주의에 대항하기 위한 전진기지로 간주했던 상황이 닉슨 대통령의 대중국 문호개방 노력과 「닉슨독트린」의 시행과정에서 변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당시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대치하는 것 보다는 화해를 통해 소련에 대항토록 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더 가치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같은 외교조치를 발표하는 공동 코뮈니케 내용을 통해 미국은 북경 당국이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하고 있으며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주장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 코뮈니케는 이어 『이같은 맥락 속에서 미국 국민들은 대만 국민들과 문화·상업 그리고 다른 비공식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비정부 단체인 대만 소재 「미국연구소」를 통해 대만과의 상업·문화 교류를 수행했으며 대만은 「북미 조정위원회」라는 조직을 창설해 같은 기능을 수행토록 했다.
미국과 대만의 교역관계는 외교관계 단절이후에도 늘어났다. 대만은 미 수출입은행 차관을 받고 있고 해외민간투자협회는 최혜국 대우를 부여하고 있다.
▷일본◁
일본과 대만은 지난 72년 중·일 국교회복에 따른 외교단절과 함께 대사관에 대신하는 「교류협회」(대북)와 「아동관계협회」(동경)라는 이름의 민간기구를 각각 설치했다.
이들 기구들은 현재 일·대만 양국의 경제·문화 교류를 비롯한 비자 발급 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83년 일본 정부에 아동관계협회와 교류협회가 비자 발급을 하고 있는 것은 국교 회복시 발표했던 중·일 공동성명의 기본 정신에 위반된다는 내용의 구상서를 전달하고 특히 대만의 아동관계 협회가 이같은 업무를 담당하지 못하도록 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때 양국간에 외교적 현안이 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아동관계협회는 2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대만의 경제발전과 함께 착실히 성장,현재 직원만도 70여명에 이르는 거대한 기구가 됐으며 대북에 있는 일본의 교류협회도 주한 일본대사를 역임했던 야나이 신이치(양정신일)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등 이들 기구는 사실상 대사관에 못잖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일·대만간에는 외교 단절로 중단됐던 항공노선중 오키나와 나하(나패)대북간이 개설되는 등 정치·외교·군사를 제외한 모든 관계가 국교 단절 이전의 수준으로 점차 정상화돼 가고 있으며 일본내 유학생 중에도 대만 국적이 1,2위를 차지하는 등 인적·문화적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프랑스◁
서방중 맨먼저 중국을 승인하고 대만과 단교한 나라는 프랑스.
지난 64년 1월27일 프랑스는 당시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승인하는 「독자외교」를 구사했으며 지금까지 대동아시아 외교에서 중국을 축으로 삼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당시 중국과 관계를 맺으면서 프랑스내 모든 대만정부 재산을 중국측에 양도했다. 이에따라 파리 중심부 조르주 생크가에 위치한 대만 대사관은 현재 중국 대사관이 돼있다. 프랑스와 대만의 단교로 파리 주재 대만 대사관 대신 「상업교류 및 관광촉진 협회」가 지금까지 사실상 프랑스내 대만 대표부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다. 정치적·외교적으로 프랑스는 대만과 공식관계를 맺고 있지 않으나 민간·경제교류 면에서 실질적 관계는 계속 유지하고 있다. 양국은 특히 경제면에서 교류가 증가하고 있는데 현재 프랑스는 대만의 11번째 교역상대국으로 연 교역규모는 약 40억달러선이다.
프랑스는 특히 최근들어 정치적 명분과 경제적 실리외교 사이에서 중국과 대만관계 설정에 고심하고 있다.
냉전체제 붕괴 등 국제정세 변화,그리고 천안문사태에 따른 중국의 국제적 이미지 격하로 종래 프랑스의 외교정책에서 차지해온 중국의 비중이 감소하고 상대적으로 대만과의 경제교류가 증대하면서 대 중국외교 방설정에 혼선을 빚고있다.
최근 만에 대한 신예전투기 판매문제가 대표적 사례. 프랑스 정부의 관련 부처들은 중국의 반발을 둘러싸고 이견을 빚고 있다. 대만판매를 추진중인 신예 미라주 2000기 제작사인 「다소」사를 비롯한 군수업체,민간그룹 등은 대만의 경제적 비중이 사실상 중국을 능가하는 만큼 외교정책도 수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프랑스는 전투기 판매외에 고속전철(TGV),원전건설 등 대만에 상당한 규모의 경제진출을 계획중에 있으며 이에 따라 대중국 우선의 종래 외교정책이 수정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연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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