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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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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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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자없이 결정했다는 제2이동통신 사업권자 선정이 자진반납으로까지 반전하는 요즘 사태추이를 보는 송언종 체신부장관의 심사는 어떠할까. 아직도 「대학총장 아들 논리」에 연연하며 선경 자체의 귀책사유나 흥얼대고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힘없는 내가 알바 아니라는 자포자기 심정일까. ◆송언종장관은 사업자선정을 발표한날 저녁 한 TV 인터뷰에 나와 선정의 공정성과 적법성을 설명하면서 「대학총장 아들 논리」를 폈었다. 얼른 듣기에는 그럴듯해 보였다. 그러나 그것은 국민들을 호도하기 위한 궤변에 불과했다. 『합격할만한 점수를 얻었는데도 아버지가 그 대학의 총장이라는 이유때문에 불합격시켜서야 되겠느냐』는 것이었는데,그 논리는 한꺼번에 기천명,기백명을 선발하는 정기 대학입학시험 때는 맞는 얘기일 수 있다. ◆그러나 단 한명을 뽑는 편입학시험 때라면 「대학총장의 아들」이라는 사유는 합격시켜서 안되는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 공정성의 기준은 적법하다는 것만을 필요충분조건으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 정의나 국민정서 또는 도덕성이 적법성과 상충될 때는 법보다는 정의쪽을 택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정책부처를 책임맡고 있는 장관의 책무에 해당한다. 기술적·행정적 잣대로 일을 추진하는 것은 일반 공직자들이 취할 자세다. 정치성과 도덕성 그리고 국민여론이나 정서까지도 감안해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이 장관에게 부여된 재량권한인 것이다. 그것을 못하는 장관이라면 국록이나 축내는 외에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때늦은 후회이긴 하지만 송 장관이 「대학총장 아들 논리」를 역으로 적용,선경을 1차선정 때부터 배제하는 정치적 역량을 발휘하는 「진짜장관」이었다면 제2이동통신 사업자선정을 둘러싼 갈등과 역기능 그리고 국론분열은 사전에 예방될 수 있지 않았을까. 고시양과 합격이란 명성한 두뇌가 아깝다는 생각이다. 제2이동통신은 언제쯤 말썽없이 추진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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