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위기는 재선도움” 전례입증/부시,인기만회 안되면 감행확실【워싱턴=정일화특파원】 부시 대통령에 의한 이라크 재공격이 가능할 것인가.
부시 대통령은 전당대회가 시작된 17일 뉴욕 타임스지가 『전당대회 기간에 사담후세인을 공격할 것』이라고 보도한데 대해 이를 공식부인했으나 『대통령은 국군통수권자로서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는것』이라고 말함으로써 「필요하다면」이라크 재공격을 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국내 경제위기는 현직 대통령의 재선을 어렵게 해왔지만 국제위기는 오히려 수성을 도와왔다.
인기하락을 걷던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56년 수에즈 운하사건이 터지자 갑자기 인기가 올라가 결국 재선에 성공했고 닉슨 역시 72년 파리 평화협정이라는 국제상황의 급진전으로 재선에 결정적 도움을 받았다.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클린턴부시의 쟁점은 『미국 경제를 어떻게 살릴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하지만 9월의 첫 TV대결을 통해 외교문제가 제기되면서 부시의 이라크 재공격 문제가 다시 나올 가능성은 크다.
만일 부시 대통령의 인기가 클린턴을 따라잡기 힘들다고 판단되면 이라크 공격문제가 더욱 확실히 거론될 것이 틀림없다.
첫째 부시의 하락된 인기에 충격요법같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법적문제로 보면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공격권을 이미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와의 종전 서명에서 후세인이라크 대통령이 취해야할 행동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는데 그는 이 약속을 적어도 미국이나 유엔의 눈으로 볼때 허다하게 어기고 있는 것이다.
이라크는 그동안 유엔핵사찰팀을 번번이 거부했고 한번은 구금까지했다. 또한 이라크는 종전후 석유를 팔아 쿠웨이트 등에 대한 전쟁보상금을 내고 나머지를 국민을 위한 식량·의약품 등의 구입비로 충당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아직 한방울의 석유도 팔려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북부 쿠르드족에 대한 공격이나 남부시아파를 진압하는 수단으로 고정익 비행기를 사용할 수 없도록 했으나 이 약속 역시 어겼다.
외교를 정치에 이용한다는 명백한 비난을 받지않고도 필요하면 후세인 정부를 재공격할 수 있기때문에 부시 대통령은 적절한 상황이오면 무력공격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라크 주변에 배치된 미군들은 선거기간 전후를 통해 인원증강,기동력 강화 등으로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
둘째는 부시 대통령이 후세인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낙선하는 한 그의 정치생애가 오명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91년 1월 대이라크 공격은 이웃 약소국을 침략하는 이라크를 미국이 직접징계,침략자를 철수시킴으로써 훌륭한 부시의 업적이됐었다.
이에 클린턴은 부시의 외교성공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많은 유세와 20일 밤의 후보수락연설에서 『냉전을 이겼다』 『후세인을 징벌했다』고 자랑했지만 클린턴은 이같은 부시의 공적자랑을 지나친 것이라고 비평한다.
클린턴은 『수탉이 울어 새벽이 왔다고해서 새벽이 온것이 수탉의 덕이 아니지 않느냐』고 부시 냉전승리주장을 비꼰다. 그리고 걸프전에 대해서는 『후세인이 건재한 판에 걸프전을 이겼다니 누가 누구에게 이겼단 말인가』라고 냉소하고 있다.
만일 부시 대통령이 현재의 상태로 재선되지않고 단임대통령으로 마친다면 차기에 들어설 민주당 정부는 걸프전에 대한 부시 업적을 인정하지않을게 분명하다.
부시 대통령은 『지금 선거전에서 내인기가 떨어지고 있다고 해서 후세인이 미국을 무시한다면 크나큰 오산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93년 1월20일까지는 대통령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후세인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미국 대선의 최대쟁점으로는 경제문제가 떠올라있다. 부시 대통령은 재선후 전반적인 부문에서 세금을 대폭 감면하겠으며 그 감면액만큼 정부지출도 줄이겠다고 말한다. 클린턴은 중하소득층의 세금을 줄이는 대신 고소득층의 세금을 오히려 늘려 정부가 해야할 사회복지제도 개선 등을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부시는 클린턴을 『세금을 올리려는 자』라고 말하고 클린턴은 부시를 『아무런 일도 하지않으려는자』라고 서로 비난하고 있다.
경제문제는 어떤 면에서는 숫자의 장난이기 때문에 두 정책의 실제결과가 어떤것인지에 대해 유권자들은 명확한 해답을 갖고있지 않다. 그러나 이라크 재공격같은 가시적인 무력사용은 만일 그 결과로 「후세인 침몰」이 빚어질 때 부시 대통령은 지지효과를 분명히 얻어낼 수 있다.
때문에 부시 대통령은 선거기간에 적어도 이라크에 대한 공격위협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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