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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의 44년」 3분만에 해소/한­중 수교하던 날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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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의 44년」 3분만에 해소/한­중 수교하던 날 이모저모

입력
1992.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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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TV 서명실황 생중계/이붕 “동방문화권 교류 기대”/박노영 대만대사 “내 생애 가장 어려웠던 시기”▷수교서명식◁

○…역사적인 한중수교 공동성명 서명은 24일 상오 9시(현지시간) 중국 영빈관 조어대내 3면이 투명유리로 된 방비원 연회청에서 양국 외무장관 등 양국수교 대표단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

상오 8시55분께 숙소인 조어대 12호관을 출발한 이상옥장관은 2∼3분후에 방비원 입구에 도착,미리 대기하고 있던 전기침 중국 외교부장과 악수를 나눈뒤 서명장소인 연회청으로 나란히 입장. 이어 양국 장관은 태극기와 오성기가 놓인 긴 테이블에 좌우로 참석하고 뒤편에 양국수교 대표단이 두줄로 도열.

이 장관과 전 부장은 상오 9시 정각에 테이블위에 놓인 공동성명서에 각각 서명,곁에 있던 보좌관을 통해 상대방 서명본과 교환해서 연서명을 완료,이어 두 장관은 연서명된 공동성명을 들고 일어서 환하게 웃으며 악수와 함께 이를 교환.

이때 장내에 박수소리와 함께 카메라 플래시가 잇달아 터지면서 분위기가 절정에 도달,두 장관은 이어 양국수교 대표단들과 함께 미리 준비된 샴페인 잔을 건배,3분여만에 역사적 의식을 종료.

○“경제·무역강화 기대”

▷이 총리·양 주석 면담◁

○…이날 하오 40여분간 진행된 이 장관의 이붕총리 면담에서 이 총리는 『중국은 4대 현대화정책을 추진하면서 중국적 특색의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려하고 있다』면서 『이번 수교를 계기로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한 한국과 중국간의 경제·무역분야 협력이 더욱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피력.

이 총리는 또 『양국은 같은 동방문화권 국가로 문화분야 관계발전도 기대한다』고 첨언.

이 장관은 한국의 평화적 통일노력을 설명하면서 『중국이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에 도움을 주었듯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되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

이어 인민대회장에서 있은 이 장관과 양상곤주석간 면담에서 양 주석은 『이 장관의 중국방문 임무가 완수된 것을 축하한다』면서 『두나라는 유구한 내왕의 역사가 있었던 만큼 이번 수교로 이같은 관계가 회복되기를 기대한다』고 인사.

이에 이 장관은 『한중 양국이 짧은 기간에 무역 등 실질관계를 크게 발전시킨 만큼 수교후 관계가 더욱 급속히 강화될 것』이라고 화답.

○이 외무에 생일 케이크

▷만찬◁

○…이날 저녁 조어대 선원재에서 이 장관 주최로 전 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답례만찬은 한중수교를 축하하는 분위기속에서 1시간여동안 화기애애하게 진행.

이 장관이 전 부장 일행을 만찬장으로 안내하자 전 부장은 미리 양해를 구하고 만찬장 한켠에 마련한 이 장관의 생일축하 케이크 앞으로 인도하면서 『생일을 하루 앞당겨 축하드린다』고 25일 이 장관 생일을 축하.

이에 이 장관은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도 『내 생일은 대외비인데 어떻게 알았느냐』고 익살섞인 감사의 표시.

▷언론보도◁

○…그동안 한중수교에 대해 일체 보도를 하지않던 중국 언론들이 이날 상오 9시(현지시간) 수교공동성명 서명식과 함께 이를 크게 보도하기 시작.

이날 중국 중앙 TV방송(CCTV)은 북경시내 조어대에서 열린 서명식을 실황중계한데 이어 낮 12시 뉴스에서도 한중수교 사실을 5분간 머리뉴스로 보도했고 뉴스시간마다 주요기사로 반복 취급.

CCTV의 이날 실황중계는 당초부터 한중수교를 「비밀」로 해왔던 만큼 아무 예고없이 화면에 갑자기 나타났다는 것.

또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지도 조간인 24일자 1면 제호밑에 이상옥장관과 전기침 외교부장의 23일 환영만찬 사진과 기사를 게재했으며 당기관지인 인민일보도 1면 하단에 가로 2단크기 「중한 양국 외무,재경회담­전기침부장 양국관계 의의 중대설명」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보도.

○현판상단 태극 각인

▷대사관 현판식◁

○…주중 한국 대표부는 한중수교 공동성명 서명식에 이어 이날낮 북경시내 건국문외 대가에 있는 대표부 사무실에서 대표부 직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표부 현판을 떼내고 대사관 현판을 내거는 행사를 거행.

대사관 현판은 서울에서 한중수교 보안을 위해 비밀리에 제작된 동판으로 대표부 현판과 달리 상단에 선명한 태극마크를 각인.

현판식엔 당초 이 장관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국내법상 정식으로 대사관 개설이 안된 상태여서 숙고끝에 취소하고 노재원 대표부 대표가 현판을 내걸었는데 많은 내·외신 기자들도 이를 취재.<북경=이계성기자>

○…한국의 마지막 대만주재 대사인 박노영대사는 지난 1주일이 64년의 그의 생애에 있어 가장 어려운 시기였다고 토로.

그동안 박 대사는 한중수교에 관한 본국의 공식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대만측의 주장과 본국정부의 부인사이에서 고뇌해야 했으며 단교방침의 발표이후에는 대만정정부·국민의 분노와 섭섭함의 표적이 되어야 했다는 것.<대북=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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