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사장 대책회의중 정부인사와 수시접촉/국내외 협력업체 반발·신용실추 우려 고심○…선경그룹은 24일 제2이동통신 이동전화 사업권을 포기키로 내부결정을 내렸으나 최종 공식발표는 유보하고 있는 상태.
선경그룹이 이같이 공식발표를 미루고 있는 것은 자신들이 정치권,정부에 앞서 치고나가는 것이 하등 득이 될 것이 없다고 보고 있기 때문.
이번 제2이동통신 파동이 기본적으로 정치권에서 비롯된만큼 청와대 정치권에서 마지막 매듭을 풀어야하는 것이 수순이며 그룹은 정치권에서 명시적인 처분이 나오기전까지 앞장서서 반납의사를 공개화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선경그룹이 이처럼 「모양새」를 고려하는데는 특히 이번 이동통신 컨소시엄에 참여한 국내외 15개 협력업체들의 반발과 항의를 최소화하자는데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룹이 적극적으로 반납의사를 표명할 경우 이동통신사업 컨소시엄 와해에 따른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뻔해 최소한이나마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해보려는 것이다.
이와관련 선경그룹의 한 관계자는 『정치권의 압력으로 큰 피해를 보게 됐는데도 불구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하소연하기도.
○…선경그룹은 이날 하오1시부터 서울 을지로2가 선경 본사빌딩 회장실에서 손길승 대한텔레콤 사장(그룹경영기획실장) 김항덕 유공사장 등 그룹 핵심간부 8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사업권 포기에 따른 「모양새갖추기」와 앞으로 국내외 파장 최소화방안 등에 관해 논의했으나 현재로선 뾰족한 방안이 없어 일단 정치권의 명확한 방침이 나올때까지 관망해보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회의에 최고결정권자인 최종현회장이 참석치 않아 눈길을 끌었는데 최 회장은 사업권 포기라는 큰 방향만 정해주고 세부적인 사항들은 간부들에게 위임했다는 후문.
최 회장은 이날 간부회의가 4시간여동안 진행되는 사이에 외부에서 청와대 및 민자당 고위인사들과 접촉을 계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손길승사장도 이날 회의를 주재하며 수시로 회의에서 빠져나와 정부당국자들과 전화통화를 하거나 청와대 인사들과 접촉을 시도했다는 전언.
○…선경그룹은 일단 포기쪽으로 결정은 내렸으나 추후 컨소시엄 업체들이 손해배상청구 등 이의을 제기할 것이 자명,대책마련에 전전긍긍.
측히 GTE·허치슨 등 해외기술협력업체들이 이번 문제를 국제문제로 비화시킬 가능성이 다분해 한국정부는 물론 선경그룹의 대외신용도가 실추될 것을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
선경그룹의 한 관계자는 『정부나 정치권이 선경의 사업권 포기로 특혜시비를 가라앉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제2이동통신사업은 누가 되더라도 특혜의혹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송태권기자>송태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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