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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한·중 새시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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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한·중 새시대:3)

입력
1992.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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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자본 결합 「선진블록」 맞서/백억불 규모 「주요 교역국」 정착/일본 등 대한 견제막을 대비책 세워야한중수교는 최근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는 양국간 경제협력관계를 더욱 활성화시켜 양국 통상관계도 내용면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교류면에서 이번 수교가 갖는 의미는 무엇보다 본격적인 경협의 걸림돌이 되어왔던 정경분리라는 거추장스런 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외형상 민간차원에 머물러온 경협 및 교역이 정부차원으로 격상,본격적인 경협·교역·투자확대의 대로가 열렸다는 뜻이다.

한중수교 자체가 그동안의 활발한 경제교류로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중국측의 경제협력의 필요성이 수교의 지렛대 역할을 했다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수교와 함께 양국간의 경제교류는 전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임은 틀림없다.

우선 11억 인구에다 풍부한 자원까지 보유한 거대한 시장이 바로 우리 곁으로 다가와 수출을 비롯한 우리 경제 전체에 대단한 플러스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당장 두나라간의 교역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다. 80년대들어 홍콩을 경유한 간접교역이 이뤄지기 시작한 양국간의 교역은 직·간접 교역을 합쳐 지난 87년 16억8천만달러,90년에 38억2천만달러,그리고 지난해에는 58억달러로 불어났다.

올들어 상반기에만 해도 지난해 동기에 비해 48.4% 증가한 38억달러에 달하고 있는데 상공부는 올해중 한중 교역량이 1백억달러를 넘어서고 앞으로 5년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는 1997년에는 교역규모가 2백억달러를 넘어서 EC(유럽공동체)를 능가하는 제3의 교역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역수지면에서도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증가세가 둔화되고 수출이 급증하면서 대중국 무역수지도 줄어들고 있어 수교로 양국간의 교역이 본격화될 경우 흑자전환이 기대돼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개발도상국과의 경협은 우리나라 경제 자체에 대단한 활력을 불어 넣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상품이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고 선진국의 블록화로 시장진출이 차단당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중국은 우리 수출시장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고 이와 함께 중국은 우리 산업에 경쟁력을 더하는 결과를 줄 것이라는 것. 특히 중국의 풍부한 노동력과 자원을 활용할 경우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되살리는 역할을 할 것이다. 또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제8차 5개년 계획(1991∼1995)에 우리나라가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려 관련산업에 활력을 줄 것이 확실시 된다. 더욱이 천진에 한국기업 전용공단이 들어설 경우 진출기업의 경쟁력은 후발개도국과 겨룰 수 있는 상태까지 향상될 것이라는게 관계당국의 분석이다.

소액위주로 조심스럽게 이뤄져온 대중국 투자도 규모나 질에 있어서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부가가치가 낮은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 또는 투자진출이 이뤄졌으나 이제부터는 고부가가치의 플랜트의 수출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상공부는 이를 위해 중국의 각 공업부와 국영 공사 등과 협의할 분야별 산업협력단을 파견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데 금년내에 화학·철강·산업설비 분야의 산업협력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특히 그동안 각 경제블록을 뚫기 위해 이뤄진 기업들의 해외진출이 중국쪽으로 선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싼 임금과 풍부한 노동력을 찾아 동남아·중남미 등지로 진출했으나 임금이 싸고 노동력이 풍부하다는 이점외에 지리적으로 유리한 중국이 가장 각광받는 투자진출 지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같은 한자문화권이라는 점도 해외에서 많은 문화적 갈등을 겪어온 기업들엔 큰 매력이 되고 있다. 올들어 6월말 현재 대중국 투자는 1백8개에 8천5백만달러가 이뤄졌고 누계로는 2백72건에 2억3천7백만달러가 투자되었다.

이처럼 한중수교는 양국의 경제협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 틀림없지만 부정적 효과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우선 일본을 비롯한 경쟁국들의 대한 견제가 노골화,중국시장을 한국에 빼앗기지 않으려고 적극 공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국들은 한국과 중국이 공식 외교관계를 맺지 않아 양국간의 교류와 투자에 대해 경계를 보이지 않았으나 이제는 사정이 달라진 것이다.

또 대만과의 교역 축소도 당장 마이너스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시된다. 일본에 이어 세계최대의 외환 보유국인 대만은 그동안 대일본 수입선을 우리나라로 전환하는 등 원만한 통상관계를 유지,지난해의 경우 교역규모가 30억달러를 넘어섰고 올해도 상반기중 20.2%의 수출증가율을 보이면서 무역수지도 4억6천9백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대만이 한중수교로 우리나라에 등을 돌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대만을 잃음으로써 생기는 마이너스 효과를 중국에서 벌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방민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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