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땐 치명타” 일단 거부 태세/여/성사여부 떠나 흠집내기 활용/야정부의 제2이동통신 사업자선정을 둘러싼 민주 국민 등 야당의 공세가 국정조사권 발동요구로 집중되면서 국조권 발동여부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 문제와 관련,의혹의 시선을 받고 있는 청와대측이 『더이상 정직성과 도덕성을 의심받을 수 없다』며 국조권 발동을 수용할 의사까지 보이고 있어 비록 민자당이 반대의사를 보이고 있다해도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현재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국정조사권 발동이 실현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는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민당과의 공조로 국조권 발동요구 정족수인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은 쉽사리 충족할 수 있으나 민자당 동참을 기대하기 힘든 이상 본회의에서 조사위원회가 구성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민주당의 판단이다.
민주당은 그러나 국정조사권 요구를 통해 우선 제2이동통신 사업자선정에 대한 의혹여론을 증폭시키고 나아가 민자당,특히 김영삼대표의 책임문제를 부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국민당과 공동으로 조사요구서를 제출하면 임시국회가 열릴 것이고 본회의가 민자당의 불참으로 열리지 않거나 조사위원회가 구성되지 못하면 김영삼대표를 「청와대와 한통속」으로 몰아 붙이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복안이다.
민주당은 수차례 『제2이동통신 선정을 둘러싼 의혹은 정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민자당에도 있다』고 주장해왔다. 국정운영의 제2인자로서 김영삼 민자 대표는 청와대 주례회동이나 수차례의 당정회의를 통해 사태가 이렇게 귀결되지 않도록 처리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는 것이 민주당의 주장이다.
따라서 국민적 관심이 쏠린 제2이동통신 문제에 대한 국조권 발동을 반대한다면 『민자당이 뒤늦게 반대의사를 표명하는 것은 대선을 의식해 정치쇼를 벌이는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꼴이 된다고 보고 있다.
○…국민당은 이동통신 문제가 이번 대선 정국에서 다른 어떤 현안보다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당은 이번 사안 만큼은 모든 당력을 기울여 진상을 규명하고 사업자선정이 백지화되도록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즉 그동안의 정보사땅 사기사건이나 단체장선거 등과는 또다른 차원에서 여권에 일격을 가할 수 있는 「호재」로 파악,이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이런 의미에서 국정조사권은 국민당이 검토하고 있는 대처방안중 가장 유효한 수단중의 하나.
국민당측은 야당이 국조권 발동에 필요한 재적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나 이번 사안에서 만큼은 국조권 발동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민자당 내부에서도 김영삼대표를 비롯해 대부분 의원들이 선경 선정에 반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민자당이 국조권 발동을 반대해도 민자당내 반란표를 기대해볼만 하다는 논리이다.
이와 관련,한 당직자는 『민자당 의원들이 전원 국조권 발동에 반대할 경우 지역구에서 여론의 화살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따라서 국조권 발동요구는 단순한 정치공세가 아니라 현실적인 가능성을 갖는다』고 전망했다.
○…민자당은 국정조사권 발동에 일단 거부감을 표시하며 이의 수용의사를 밝힌 청와대측의 「기본발상」에 문제를 제기하는 입장이다.
국조권이 발동될 경우 민주·국민당 등 야당은 이를 대여 총공세의 계기로 삼을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에 노태우대통령은 물론 김영삼대표까지도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게 민자당의 시각이다.
이와 관련,김 대표의 한측근은 『막상 국조권이 발동되면 당초 청와대측의 의도와는 달리 주도권은 완전히 야당에 넘어가고 말 것』이라며 『이때 야당은 분명 대권인사들을 증언대에 세우기 위해 총공세를 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자당은 청와대측의 국조권 수용발언으로 「여권 핵심부와 야당의 틈새」에 끼여 가뜩이나 미묘한 김 대표의 입장이 더욱 난처해졌다며 청와대측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민자당은 이번 문제는 국조권 발동 없이도 오는 9월 정기국회의 국정감사와 상임위 활동을 통해 충분히 그 진상을 규명할 수 있다는 입장.
국조권을 발동하려면 곧바로 임시국회를 소집해야 하지만 정기국회를 불과 20여일 앞둔 시점에서 구태여 국회를 소집한다는 것은 당안팎의 사정을 고려할 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논리이다.<유성식·김광덕기자>유성식·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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