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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인기 급상승(불붙은 미 대통령선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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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인기 급상승(불붙은 미 대통령선거:2)

입력
1992.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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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인격 흠집내기 일단 성공/공화 “이제부터 경주시작” 자신감【워싱턴=정일화특파원】 여론은 춤춘다. 공화당 전당대회가 한창 진행되고 있을때 클린턴­부시의 인기도 격차는 17% 포인트를 유지한채 요지부동으로 보였다. 그러던 것이 전당대회 종료후 하룻밤을 자고나자 부시 인기가 갑자기 뛰어 올랐다.

20일 부시 대통령의 후보지명 수락연설은 사실 종전의 연설들보다 진전된 것이 별로 없었다. 세금을 전반적으로 줄이고 이에따라 정부지출도 감소시키겠다는 것이 새롭다면 새로운 것 이 뿐이다. 어떻게,얼마만큼,언제쯤 감세조치를 취하겠다는 명확한 공약도 아니었다.

실제로 전당대회 본부석 바로 옆에 자리한 많은 기자들은 부시 대통령의 수락연설을 들은후 『틀렸다』는 말을 많이했다.

유권자의 마음을 돌릴 새 내용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21일 여론조사 기관들에 따르면 돌이킬 수 없는 하락세로만 보였던 부시의 인기가 껑충 뛰어올랐다.

마치 구렁텅이에 빠져있던 코끼리가 드디어 한발을 빼고 마른 길로 들어선 것 같았다.

공화당측은 『이제 경주는 시작된다』고 자신감을 부풀리고 있다.

지난 18일까지 워싱턴 포스트­ABC뉴스의 공동조사는 클린턴 58% 부시 33%로 전당대회시작 하루전인 16일의 57대 37보다도 오히려 부시 인기는 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20일 부시의 후보수락 연설을 끝으로 전당대회가 화려하게 폐막된뒤 이날밤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갑자기 부시가 여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TV화면에 강렬하게 비친 부시 연설장면과 열광하는 관중의 박수소리는 그대로 인기의 상승을 불러 일으켰다.

휴스턴 크로니클지 여론조사에 의하면 인기도는 클린턴 53%,부시 48%로 불과 5% 포인트차로 좁혀졌다. ABC뉴스는 9% 포인트차,USA 투데이지와 CNN 공동조사는 51%대 39%로 11% 포인트 차였다.

부시 대통령의 되받아치기 작전은 일단 성공했다고 볼수 있다.

공화당측은 클린턴에 대해 두가지 측면에서 일대 선전공세를 퍼붓고 있다.

첫째는 후보의 인격면 유권자의 후보선택 결정은 흔히 인격과 정견,양측면의 균형적인 비교로 결정된다.

부시 진영은 인격면에서는 부시가 클린턴을 압도할 수 있다고 보고 싸움이 시작되면 이 문제를 해머로 사용해 클린턴을 두들겨 패겠다고 벼르고 있다.

『월남전을 기피한 인물이 군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될 수 있는가』 『12년간의 아칸소주지사 생활중 가슴이 풍만한 쇼걸과 염문을 뿌린 사람을 과연 대통령으로 뽑을만 한가』 『남편의 지위를 이용해 땅장사를 한 아내와 남편을 과연 정직하다고 볼 수 있는가』 등의 노골적인 선전을 해댈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클린턴에 대한 징병기피,혼외정사,그리고 아내 힐러리의 관권을 이용한 부동산 투기 등은 사실 확실한 증거가 밝혀진 것이 없다.

부시 대통령은 남은 70여일의 선기기간중 『누가 정직한가』 『누가 믿을 수 있는 인물인가』를 계속 유권자에게 질문할 것이다.

그러나 부시­클린턴의 인물됨을 결정적으로 평가할 계기는 아직도 남아있다. 오는 9월22일 미시간주립대에서 있을 첫 공개토론 대결이다.

만일 이 TV대결에서 클린턴이 그의 인격적 약점에도 불구,부시를 압도한다면 아직은 상당한 점수차를 벌리고 있는 선두자리를 결국 지키게 될 것이다. 그는 적어도 외모상 부시보다 5센치쯤 키가 더 크고 40파운드쯤 체중이 더 무거워 양자가 직접 인물대결을 하는 경우 상당히 유리하게 돼있다.

둘째는 정책 차이이다.

클린턴은 처음부터 끝까지 부시 행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물고 늘어지고 있다.

총부채누적 4조달러,연간 재정적자 3천억달러에 실업률 10% 육박,미제상품의 국제경쟁력 약화 등을 내세우면서 공화당 정부를 갈아치워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부시는 소련제국의 멸망,베를린장벽의 붕괴,걸프전 승리 등 외교성과를 과시하면서 부시 행정부의 경제정책·교육정책·범죄통제 정책이 잘 안되는 것은 민주당이 지배하는 의회의 방해 때문이라고 비난한다.

그러나 부시도 약점이 있다. 부시는 미국경제가 불황의 늪에 빠졌는데도 처음 2년간은 『불황에 빠지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으며 그후 1년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말해 대통령으로서 경제고난에 허덕이는 국민들의 아픔을 직시하고 있는지 여부가 의심된다고 비판자들은 지적한다. 미국의 실업사태는 대단하다.

그럼에도 전당대회를 통해 연 4일간 화려한 조명을 받은 부시는 인기가 올라갔다. 그렇다면 부시의 역전극은 가능한가.

지금 당장 새로운 정책이 있을 수 없는 부시로서는 결국 클린턴의 인격을 건드리고 의회를 욕하는 『끈덕지고 강인한 투사모습』을 유권자들에게 되풀이 할 수밖에 없는 제한된 입장인데 여론이 이런 장단에 얼마만큼 따라 춤춰줄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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