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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갈등 확산… “당재정비” 새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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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갈등 확산… “당재정비” 새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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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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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대선 독자행보」 가속 예상/「범여권 결속」 한계 절감/자기 색채로 재편할듯제2이동통신 문제로 촉발된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 민자당 대표와의 균열양상이 두사람의 주례회동으로 수습실마리를 찾기는 커녕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다. 청와대측이 늘상 그래왔듯이 『20일 회동에서도 이동통신 문제는 거론 안됐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21일 김 대표 본인이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김 대표의 반대입장이 전에 없이 강경하다는 것은 측근들의 입을 통해 누차 전달돼온 바이지만 김 대표가 자신의 입으로 「대국민 선언형식의 공식입장 천명」 방침까지 밝힌 것은 그의 정치행태나 시점의 미묘함에 비춰볼때 매우 이례적이다.

실제 김 대표는 7월초부터 8월중순까지 노 대통령에게 4차례 이상 이동통신사업 강행의 불가함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의 공론화엔 스스로 자제하는 자세를 취해왔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는 대통령 친인척의 특혜의혹이 초래할 사회적 물의와 대선에의 심대한 악영향을 고려,노 대통령이 이동통신 문제를 재고하리라는 기대를 가졌던 흔적도 적지 않게 발견된다.

하지만 결국 정부가 행정·기술적 잣대에 따라 김 대표의 정치적 판단과 배치되는 결정을 강행하자 김 대표는 지금껏 자신이 설정해왔던 대선 구상을 크게 전환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고 그러한 뜻이 이날 발언에 짙게 배어있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김 대표가 과거 자신의 특유한 색채를 억누르고 성향에 관계없이 범여권의 결속을 최우선시 했던 「무색무향」 방식의 대선 복안이 기본적으로 한계를 갖고 있음을 깨닫게 됐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6공정부 임기말에 사회경제적 대형사건 및 이완현상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일부 정실·편중인사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높은데도 현 정부의 정국인식이 극히 안일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던 것 같다.

특히 김 대표는 그동안 여권결속 차원에서 견지해왔던 노 대통령과의 동반관계의 허실이 이동통신문제에서 압축적으로 표현됐다고 느끼면서 이른바 「차별성에 입각한 독자행보」로 대선전략의 큰 줄기를 급속히 선회할 움직임이다.

요컨대 거의 맹목적으로 범여권 결속에 매달려 왔던 방식에서 탈피,자신의 색채를 보다 뚜렷이하고 여기서 비롯되는 리더십으로 범여권의 분위기를 재편·쇄신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한 측근은 『정권 재창출이라는 당면과제에 역행하는 최근 일련의 사태를 김 대표는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김 대표는 노 대통령과의 관계 재정립을 포함,정권보다 국가차원에서 여당 후보가 해야할 일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측근은 또 『최근 김 대표는 노 대통령의 시국인식에 큰 우려와 불만을 함께 갖고 있다』며 『총재 취임후 김 대표는 여권 일부의 반발을 감수하더라도 6공의 실정과 자신의 청사진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언급으로 미뤄볼때 김 대표의 독자행보 첫수순은 노 대통령과의 동반관계에 명확한 선을 긋는 것에서 출발할 것 같다. 바꿔말해 이제부터는 정부의 일방적인 무리한 제반 정책추진에 책임을 공유하는 입장을 취하라는 대신 찬반의 소리를 분명히하고 매사에 정공법적 접근을 취하라는 전망이다.

이런 관점에서 『김 대표가 합당후 좀처럼 볼 수 없던 야당때의 「사나운」 기질을 다시 드러내고 있다』는 당내 고위당직자의 지적은 흥미롭다.

이와 함께 김 대표가 20일 저녁 「시도의회 1년 평가회」 모임이나 21일 강릉지구당 개편대회에서 「정직한 대통령」 「깨끗한 정부」를 새삼 강조한 것이나 그의 최근 연설에서 노 대통령의 치적을 추켜올리는 대목이 은연중 사라진 것도 주목된다.

김 대표의 이러한 자세변화는 일차적으로 자신의 현실감각적 판단에 따른 것이나 더불어 당과 정부 등 여권내에서 6공말기의 국가관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비등하고 있는 점도 충분히 감안했다는 지적이다. 김 대표가 이동통신 사업자선정 발표시점을 전후해 김종필·박태준 최고위원 등 고위당직자들과 의견을 사전 조율한 것 등은 크게봐서 이러한 맥락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때문에 단기적으로 이동통신 문제가 김 대표의 기존 대선전략에 적잖은 상처를 입힌게 사실이나 좀더 멀리보면 오히려 김 대표에게 국면전환의 호기를 제공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동통신 문제에 대한 당내의 비판이 거의 한결같고 어떤 공통의 위기감까지 공유케된 상황인 만큼 이런 분위기를 유효하게 엮어내면 대선전열을 일대 쇄신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차별화문제도 이번 기회를 통해 여권내 마찰을 최소화하며 자연스럽게 진행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우연찮게 돌출된 이동통신 문제는 김 대표에게 역기능과 순기능의 양면성을 동시에 제공했다고 볼 수 있으며 총재직 취임이후 김 대표가 취해 나아갈 독자 대선행보의 강도와 속도를 그만큼 높게 할 것 같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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