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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한 「이동통신 정국」(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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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한 「이동통신 정국」(사설)

입력
1992.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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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이동통신의 사업자선정 문제가 6공의 마지막 큰 정치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선경을 사업자로 결정한 정부결정은 이미 선정과정의 공정성 여부를 떠나 통치자의 도덕성을 거론하는 단계로까지 확대되고 있으며,오는 대통령선거에서 결정적인 악영향을 여당에 끼칠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야당은 이번 결정의 백지화 뿐만 아니라 노 대통령의 사과와 체신부장관의 인책 해임을 요구하고 있으며,특혜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권의 발동,청문회 개최 등도 불사하겠다는 자세이다. 이같은 야측의 강경자세가 강력한 여론의 뒷받침을 받고 있음은 물론이다. 여당인 민자당내에서까지 불필요한 잡음과 의혹을 염려,사업자선정의 연기를 거듭 주장해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부는 이런 여당의 의견마저 묵살하고 말았다.

여야 정당이 반대하고 여론이 반대하는 것을,더욱이나 재계의 판도를 바꿀 만큼 큰 이권이 개재된 중대사안을,많은 의혹을 남긴채 정부가 독선적으로 강행 결정했다면 누가 보더라도 일단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피치 못할 「사정」이 뒤에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당연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더라도 여론의 동향은 행정부보다 정당측이 더 피부로 파악하고 있으며 특히 대선을 앞둔 정당은 무엇이 이롭고 무엇이 해로운가에 대해 매우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안다. 여당인 민자당이 노 대통령의 의중을 짐작하면서도 선정연기를 건의하고,김영삼대표가 직접 대통령에게 유보를 당부했다는 사실은 이 문제가 대선에 크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정부가 친인척과 관련된 이권사업이 정부의 도덕성에 대한 일반국민의 비난과 야측의 공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고려에 넣지 못했다면 「정치」를 너무나 모르고 있었거나,여론에 귀를 막는 과거의 버릇을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임기를 수개월밖에 남겨 놓고 있지 않은 노 정권이 독주적 국정운영만이 권력의 누수현상을 막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너무나 어이없는 단견이다. 만약 현 정권이,그리고 그 정권의 기반인 민자당이 다음선거에서 승리를 기약하려면 도덕성에 조금이라도 의혹을 불러올 일은 극력 피해야 옳았었다. 백보를 양보해서 선경 선정이 정부 주장대로 공정무사한 것이었다고 인정하더라도 한국적 도덕관,한국적 정치현실 아래서는 결코 잘된 결정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매지 말라는 것이 우리네 속담인데 일부러 갓끈을 고쳐매는 정부의 행위를 의심하지 않을 국민이 어디에 있겠는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제2이동통신 사업자선정 문제가 정치 쟁점화되어 또다시 정치불안을 가중시키고 정국을 싸움판으로 몰아 넣어서는 안되겠다. 그러기 위해서 정부가 취해야할 태도는 자명하다. 과오를 시정하는데 주저함이 없어야만 권력 누수현상도 막고 정권의 유종지미도 거둘수 있으리라고 우리는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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