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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현회장 재계 총리 가도에 「이통」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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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현회장 재계 총리 가도에 「이통」변수

입력
1992.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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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차기 회장 80% 유력 불구/「도덕성 문제」 회원사 제동 가능성/정치 대권과 맞물려 의외 도전자 배제못해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거머쥔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이 이번에는 전경련 차기 회장직에 도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6공에서 최대 이권사업을 따낸데 이어 다음 정권에선 재계 총리를 하려는 것이다. 전경련 차기 회장은 내년 2월에 선출될 예정이다.

최근까지의 분위기로 봐서는 최 회장은 차기 전경련 회장직을 80% 가량 굳혀놓은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동안 전경련 내부에서는 최 회장을 지칭할 때 다음 회장이라는 표현이 스스럼없이 나오고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 이동통신 특혜시비가 돌출,중대한 변수로 대두되면서 나머지 20%의 비중이 무게를 더하게 돼 최 회장의 재계 대권가도에 차질이 빚어질 공산이 없지 않다는 것.

차기 전경련 회장에 관해서 아직까지는 재계 원로들이나 전경련 회장단에서 구체적으로 공식 코멘트가 나온 것은 아니다. 또 최 회장 자신도 이에 대해 공개적인 입장표명을 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최 회장=차기 회장」식의 분위기가 잡혀있던 것은 1년반전 전경련 회장단 내부 기류와 그이후 최 회장이 보이지 않게 조성해온 분위기가 재계에 은연중에 확산됐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유창순회장의 첫 임기가 끝날 무렵인 91년초 후임 회장 물망에 올랐다가 대통령과의 특수관계 등이 걸려 무산된바 있는데 당시에는 본인 스스로도 고사했었다.

최 회장이 본격적인 재계 대권가도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 것은 올들어서다. 전경련 월례 회장단 회의 등 각종 재계행사에 열심히 참석하는 등 전경련에 열과 공을 들이는 모습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재계가 끈질기게 건의해온 금리인하 등 금융정책 개선이 받아지지 않자 자신이 직접 나서서 청와대에 건의하고 당국자들과 만나 통화논쟁을 벌이기까지 했다. 최근 전경련이 발표,정·재계 등 각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국가경영에 관한 종합건의서도 실인즉 최 회장의 역작이다.

이렇게 볼때 최 회장이 전경련 회장직에 야심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고 현 단계로 가장 유력한 후보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 그의 대권가도에 의외의 변수가 작용할 공산이 적지 않다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이번 제2이동통신 사업과 관련한 특혜의혹이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당장 이번에 탈락한 대그룹 등 수백개의 전경련 회원사들이 최 회장의 야심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크다. 또 전경련이 최근 국민정서를 크게 의식,모든 활동을 이에 부합시키는데 노력하고 있어 이동통신 사업에 따른 특혜의혹이 전경련 내부에서 최 회장 개인의 도덕성 시비로 번질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경련 회장은 회장단의 구수회의에서 지명형식으로 선출돼온 것이 관례다. 따라서 몇몇 재벌총수들이 비토를 놓아도 후보 당사자에게는 치명적이다. 이점에 커다란 복병이다. 최근 전경련 일부 회장단 멤버들 사이에서는 재계 상위랭킹 그룹총수가 회장을 맡는게 재계에 반드시 도움이 되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지난봄 회장단 회의에선 차기 회장은 나이나 창업 1세,2세에 구애받지 말고 잘 골라 보자는 의미심장한 논의도 오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주영씨가 정계로 나가면서 전경련 회장단 기류도 1년반전과는 사뭇 달라진 것이다. 또 모재벌 총수는 지난달 전경련의 국가경영 종합건의서 초안을 접하고 『많은 기대를 했는데 별로…』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더욱이 차기 정치대권의 향방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지적되고 있다. 최 회장외에 아직까지는 차기 재계 총리를 노리는 경합자가 표면에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추후 대권향배와 맞물려 의외의 도전자들이 등장,혼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송태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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