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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전략 “보수주의”(불붙은 미 대통령선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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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전략 “보수주의”(불붙은 미 대통령선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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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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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의식않고 정책 일관성 유지”/민주지배 의회는 「적」으로 규정【휴스턴(미 텍사스주)=정일화특파원】 미 공화당은 4일간의 열기에찬 전당대회의 막을 내리면서 가슴이 무겁다. 부시­퀘일의 인기도가 여전히 올라가지 않기때문이다.

7∼8월의 워싱턴 포스트지 여론조사를 추적해보면 7월8일은 부시 47,클린턴 44%로 부시가 그때까지는 클린턴을 앞서고 있었다. 그러나 7월 중반,즉 민주당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부시대 클린턴이 32대 50(7·14),29대 58(7·16),30대 58(7·19),35대 61(8·11) 37대 57(8·16일)로 계속 뒤졌고 전당대회 이틀째인 8월18일 현재도 33대 58로 오히려 더 떨어졌다.

공화당대회는 7월 민주당 전당대회에 비해 데모도 적었으며 대신 열기가 대단했다.

각주에서 모여든 연 20만여 대의원,지자자,참관자들은 공화당 행사가 연이어 치러지는 아스트로돔,아스트로 애리너,콘벤션 센터를 오가며 「부시­퀘일 92」 「부시에게 4년을 더」 「의회를 쓸어내려야 한다」 「미국은 말대신 행동이 필요하다」는 등 강렬한 공화당 구호를 외쳐댔다.

부시 대통령이 예정보다 2시간이나 늦게 나타나도 한마디 불평이 없이 연단에서는 부시 대통령에게 목이 찢어질 듯한 환호성을 질렀다.

부시는 왜 그의 정책이 옳은가,클린턴은 왜 차기 대통령이 돼서는 안되는가를 차근 차근 설명했고 그때마다 관중들은 『부시에게 4년을 더』 구호를 외쳐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전국적인 지지도는 쉽게 올라가지 않고 있다.

고향이라고 자처하는 텍사스에서도 여전히 클린턴에게 20포인트나 뒤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은 결국 배수진을 쳤다. 스스로 물러갈 길을 끊어버린후 싸우던 싸움의 강도를 더 높인 것이다.

배수진 싸움은 두가지에 대해 다같이 걸었다. 첫째는 여론에 대한 싸움이다.

부시 대통령과 퀘일 부통령은 전당대회 기간을 통해 이곳저곳에서 연설하는 가운데 『여론이 뭐라든』 『여론 뒤져있다고 하더라도…』라는 말을 서슴없이 했다.

부시는 여론이 뭐라하든 보수주의로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여론에 밀리지 않고 가정의 가치문제를 줄기차게 밀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표를 얻기위해 잘못된 사회보장제도의 존속을 지지하지는 않겠다고 다짐했다.

둘째는 의회에 대한 정면 대결이다.

현재 민주당이 지배하고 있는 의회를 그냥 두고서는 절대로 정치를 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번 11월 선거에서 부시­퀘일 정부통령 후보가 당선돼야 할뿐아니라 『썩은 나무처럼 일을 방해나 하며 서있는 민주당 의원들을 모조리 쳐내버려 공화당의회를 만들겠다』고 호언했다.

그는 의회때문에 일이 안된다고 비난했다. 의회는 행정부가 무얼하려하든 이를 막아버린다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의회를 『무슨 일이든 막아버리고』 『아무것도 하지않는』 민주당 천지라고 노골적인 비난을 했다.

교육개혁안,직업창출안,범죄통제법 등을 모두 막아버린 『베어버려야하는 죽은 나무의 숲』이라고 의회를 몰아쳤다.

결국 92년 선거는 의회와 행정부 사이를 협조관계이기 보다는 적대관계로 만든 셈이 됐다. 만일 부시 대통령이 재선되더라도 의회를 여전히 민주당이 지배한다면 미국이라는 기관차는 철길 위에서 꼼짝 달싹하지 못한채 그대로 서 있을 수 밖에 없는 위기에 처할 입장이다.

이미 적으로 선포한 민주당 지배의회가 부시 행정부를 적으로 되받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최근사는 정부·의회의 철저한 이원제체제였다.

지방민의 이익을 대표하는 상원의원,하원의원은 주민복지를 우선적으로 내거는 민주당 후보들에게 당선이 유리하게 돼 있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소수민족에 대한 복지제도 개선,최저임금제,인권보호법 등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지방선거민에 대해 좀더 유리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냉전기에서 소련이라는 거대한 적을 처리하는 일,우주경쟁을 벌이는 일 등 범세계적인 국제외교정책에서는 언제나 공화당이 강했다.

때문에 상원의원,하원의원을 민주당으로 뽑는 주도 대통령선거에서는 공화당을 지지하는 곳이 많았다. 「민주당의회­공화당정부」라는 2원제가 지속됐던 것이다. 이런 2원체제는 미국의 경제가 든든한 입장에서는 큰 문제가 안됐다.

월남전때 1천5백억달러의 전비를 쏟으면서도 정부는 실업자나 정년퇴직자에 대한 사회보장금은 든든히 줄 수 있다. 그러나 70년대 말에 들어서면서부터 미국 경제가 곪기 시작했다.

현재 미국은 3조달러의 빚을 지고있고 3천억달러의 예산적자가 있다.

대통령 후보로 나왔다가 중도하차한 로스 페로나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행정의 간소화와 능률화로 이 막대한 적자를 줄이겠다고 말했다. 물론 부시도 그런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행정의 간소화·능률화로 줄일 수 있는 적자폭은 분명히 한계가 있음을 모두 시인하고 있다.

이 대목이 바로 클린턴이나 부시가 다같이 주장하는 변화의 장이다. 민주·공화당은 상대방의 변화안을 우스꽝스런안이라고 조롱하지만 서로가 변화를 주장하는 점에서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공화당 간부들의 분석에 따르면 부시가 초보수주의로 돌아가는 것은 보수주의 경향의 「말없는 다수」를 잠깨우기 위한 작전이다.

공화당 남부지구 선거책 해리 바브씨는 외신기자들과의 회견에서 『현재의 인기도와 관계없이 유권자들은 투표장에 나가기 직전 또는 그 1주일전에 이 나라의 운명을 곰곰이 생각해보고 결국 부시를 선택하게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직접적인 이해관계 보다는 미국이라는 세계적 국가의 장래를 생각하면 클린턴 보다는 부시를 당연히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11월 선거까지 부시와 공화당은 『보수주의자를 깨울』 초보수주의 정책으로 나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럴수록 부시 대통령과 여론 또는 의회와의 관계는 적대관계의 골을 깊게할 것이 당연하다. 공화당 지배의 의회가 쉽게 구성될 전망도 없으면서 재선을 위해 여론과 의회간 적대관계의 골을 깊게 해가기만 하는 부시 후보의 선거전략이 위험해 보이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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