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접촉·재야연대 통해 “대선기여” 강조/규모 커지자 두 대표 “분란소지” 심기 불편○…민주당내 재야출신 등 개혁지향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민주 개혁정치 모임」(가칭)이 20일 하오 서울 YWCA 강당에서 창립대회를 갖고 공식발족 한다.
당내의 재야출신 소계보인 평민연과 민련인사 및 이들과 뜻을 같이하는 자정선언 의원 등으로 구성되는 이 모임은 새정치와 개혁의 기풍을 당내에서부터 확산,정치사회 전반으로 넓혀가려는 취지에서 추진돼왔다.
이 모임은 신민계의 방계그룹이라 할 수 있는 평민연과 민주계 비주류인 민련이 손을 잡았고 신민 민주계의 일부 주류인사들도 가담하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가 초계파적 기구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대선이후 당내 세력판도의 변화과정에서 독자적인 세력으로 부상할 공산이 점쳐지고 있어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은 20일 창립선언문을 통해 ▲깨끗한 정치구현으로 새로운 정치문화 창출 ▲민주대연합을 통한 민간 민주정부의 수립 ▲통일시대를 맞이할 정치주체 형성 등 3대 목표를 내세우고 정치,경제,사회,교육,환경,통일 등 6대 개혁과제를 제시한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발기준비위원회를 구성한뒤 20여일만에 구체적인 운영계획을 마련했다.
운영계획에 의하면 개혁목표의 실천을 위해 6대 개혁과제 별로 정책분과위를 각각 설치,정책개발에 나서는 한편 전국을 순회하며 토론회를 열고 「서민생활불편신고센터」와 「시민학교」 등을 통해 대중적인 접촉반경도 넓혀 나가겠다는 것.
○…상황에 따라 이 모임은 「당내의 당」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이같은 독자행보에서 기인한다. 처음 현역의원만 해도 25명선이 참여할 의사를 비쳤으나 그동안 의외의 조직비대화를 우려한 당지도부의 권고와 압력 등으로 상당수가 이탈,모두 18명의 현역의원이 우선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원내에서는 박석무 정상용 이길재 김영진 장영달 임채정(이상 평민연) 이부영 원혜영 유인태 박계동(이상 민련) 김병오 장기욱 조홍규 이협 이해찬 이규택 제정구 김원웅의원 등의 참여가 확정됐으며 원외에서는 박영숙 최고위원을 비롯,이상수 노무현 전 의원등 지구당위원장급 인사 7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평민연 소속인 박상천의원은 불참의원를 굳혔고 문희상 이석현의원은 마지막 순간에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내 재야출신 소계보의 하나인 신민련의 이혜정 신계륜의원도 발기 준비과정에서의 예우문제 등으로 제외됐다는 것.
한편 이철의원의 참여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못했고 홍기훈 정균환의원도 조심스레 참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민연과 민련은 19일 하오 각각 해체식을 갖고 통합준비를 마감했다.
이 모임은 최고의결기구로 이사회(80명선)를 두고 현역의원 및 당무위원급 인사로 구성되는 운영위원회(40명선)와 10명선의 상임운영위원회를 두기로 했는데 이사장은 평민연을 이끌었던 박 최고위원이 맡기로 내부합의가 된 상태다. 또 실무담당인 사무처를 두고 상임운영위에 간사를 둘 예정인데 상임운영위 간사는 이부영 최고위원,사무처장은 제정구의원이 맡게될 것으로 보인다.
이 모임은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대표의 「뉴DJ플랜」에 따른 개혁이미지 공백을 메우고 재야와의 민주대연합을 통한 대선기여를 일단 강조하고 있다.
이들이 창립을 미뤄온 것도 김 대표의 대선가도에 차질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고려가 주요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대선후의 당권 경쟁에 대비한 새로운 세결집이라는 측면을 무시할 수 없어 김대중·이기택 두 대표와 「DJ이후」를 노리는 당중진들의 곱지못한 눈길을 받아온 것은 사실이다.
당초 김 대표는 『개혁모임 결성은 대선에서 당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며 반기는 입장을 보였으나 조직규모가 의외로 커지자 『재야출신도 아닌 사람들이 왜 끼느냐. 당내 분란의 소지를 만들지 말라』고 부정적인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대표의 지방출장 일정에 맞춰 20일 하오로 창립대회를 연기해놓고 부탁한 「치사」도 한때 거부됐던 것으로 알려져 김 대표가 이 모임 발족에 불편한 심기를 갖고있는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 대표측도 겉으로는 반대의사를 표명하지 않고 있으나 내심으로는 새로운 계보형성으로 민주계의 세력위축이 초래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 대표측이 19일 신민계가 압도적으로 많은 기초의회 의원의 전당대회 대의원 자격을 유보하도록 하는 당헌개정을 김 대표측에 촉구하고 나선 것도 이 모임의 발족과 무관하지 않다는게 당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또 일부 최고위원도 세잠식을 우려하며 이들을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이 모임이 김 대표의 대통령 선거운동에 기여할 또 하나의 「선거용 기구」 역할을 하게될지,선거이후 실질적인 개혁세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는 두과봐야 할 것 같다.<김광덕기자>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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