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트루먼. 제33대 미국 대통령.사상 최초로 일본에 원폭투하 결정을 내리는가 하면 북대서양 조약기구의 창설을 주도하고 유엔의 이름으로 6·25에 미군을 참전시킨 인물이다. 민주당 출신인 트루먼은 미국 정치사에도 재미난 기록을 남겼다.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1945년 부통령에서 대통령직을 넘겨받았던 트루먼은 1948년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 나가 승리가 확실시되던 토머스 듀이 후보를 따돌리고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었다. 오는 11월3일 실시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소속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민주당 대통령이었던 트루먼식의 역전극을 재연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결과를 점치는 미국의 호사가들은 부시가 트루먼을 닮기는 커녕 76년과 80년 각각 재선에 실패했던 제널드 포드나 지미 카터와 유사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지적한다.
남북전쟁이나 2차대전때를 제외하고 한 정당이 12년이상 계속 집권한 적은 딱 한번이다. 윌리엄 매킨리,시어도어 루스벨트,월리엄 태프트가 차례로 백악관 키를 잡았던 1896년부터 1912년까지다.
예일대 출신 대통령은 재선된 적이 없다는 기록도 나와 있다. 윌리임 태프트(1878년도 졸)와 제럴드 포드(1941년도 졸)가 모두 고배를 마셨다. 부시는 48년에 예일을 나왔고 클린턴은 73년도 졸업생이다.
우리가 이처럼 흥미진진한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 큰 관심을 갖는 것처럼 미국 사람들도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 관심이 많다.
도널드 그레그 주한미국 대사를 비롯한 미 대사관 관리들은 기회만 있으면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될 것 같으냐』는 질문을 던진다. 언젠가 그레그 대사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더니 『우리는 아무가 돼도 괜찮다』고 대답했다. 어떤 대권후보와도 유대관계가 좋으니 걱정할게 없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반대로 우리의 입장을 생각해본다. 우리는 부시나 클린턴 가운데 과연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에 당선돼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길을 닦아 놓았는지 궁금하다.
미국에서 들려오는 소식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한국 정계와 언론이 자신들을 무시한다고 불평이다. 공화당은 한국언론이 부시에 부정적인 기사만을 크게 다루는 바람에 재미교포의 정치헌금이 제대로 안 걷힌다고 역시 볼멘소리다.
양당의 정강정책을 보면 그들의 대한국 정책엔 별다른 차이가 없다. 공연히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 손해볼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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